인터뷰이가 되어본 건 처음이라
지난 11월, 컨셉진에서 인터뷰 요청이 왔다.
‘관찰자들’이라는 인터뷰 꼭지에 ‘MZ세대 관찰자’로 이야기해달라고 :-)
대학생이었을 때부터 즐겨 보던 잡지에 내 이야기가 실린다는 게 설레서 당연히(!) 수락을 했다. 그동안 매거진 에디터로 일하며 인터뷰이를 조사하고, 그에 맞는 질문지를 짜고, 대화를 나누고, 다시 텍스트로 정리해 옮기는 게 익숙했는데. 이제는 내가 인터뷰이라는 대상이 되어 질문지를 받는다니. 무척 설렜고 뭉클했다. 그래도 나 열심히 살았구나 싶어서!
MZ세대 트렌드 분석 미디어 캐릿 에디터로 일하며 MZ세대를 자주 관찰한 덕분에 이런 기회가 온 것 같아, 회사에 대한 고마움도 들었다. 잡플래닛 선정 가장 일하기 좋은 중견·중소기업 1위 대학내일 사랑합니다(근데 우리 회사 진짜 좋아요).
인터뷰에서는 ‘MZ세대를 관찰하며 느낀 점’, ‘관찰하는 것에 대한 즐거움’에 대해 얘기했다. 언급하고 싶었던 내용이 많았는데, 분량은 한정되어있다 보니 어떤 주제를 말해야 할지 하루 종일 고민했다는 건 안 비밀.
대답을 썼다 지웠다를 몇 번이나 반복했는지. 참나! 인터뷰를 몇 번이나 정리해봤는데. 내 얘기 하나 깔끔하게 못 쓰다니... 마지막엔 도저히 정리가 되지 않아(나 에디터 맞나) 원고를 투척... 해버렸다. 컨셉진 에디터님께서 멋지게 마무리해줄 것이라 믿으며... 하핫.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질문은 ‘면밀히 관찰하는 게 좋은 이유’였는데, 그건 내가 평소에도 자주 생각했던 주제였기 때문이다. 무언가를 관찰하는 일은 현상에 대한 원인을 계속해서 찾아내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현상보다는 ‘현상이 생겨나기 이전’을 주목하는 것. 그러다 보니 아이러니하게도 내면을 들여다보는 노하우가 생겼다.
일할 때 MZ세대가 무엇을 좋아하지? 이걸 왜 좋아하지?를 자주 생각하고 관련 콘텐츠를 계속 디깅 했다면. 일하지 않을 때는 내가 이걸 왜 좋아하지? 이걸 왜 별로라고 느꼈지?와 같은 것들을 곱씹는 버릇이 생겼달까. 이런 생각을 꾸준히 하다 보면, 나의 가치관이나 취향이 조금 더 명확해진다. 그래서 뭐든, 관찰하는 일은 즐겁다.
관찰에 대한 다른 인터뷰이들의 내용도 꼼꼼하게 읽어봤는데, 각자 관찰하는 방식과 노하우 그리고 느낀 점이 모두 다르더라. 그게 또 재미있었다. 그러니... 모두 컨셉진 ‘관찰’편을 꼭 봐달라는 이야기. (캐릿도 사랑해달라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