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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소발 Sep 15. 2024

다시 구엘프(guelph)

소중한 나를 위한 기막힌 여행.

구엘프에 다시 가기 전까지


(이야기의 영상은 아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저는 2010년 애 캐나다를 갔어요, 그리고는 그들을 만났죠, 그들은 저의 홈스테이 엄마 아빠였습니다. 그들은 내게 마치 새로 생긴 딸 같은 사랑을 주었습니다.  올리브는 정말 다정한 엄마였고 그런 나와 올리브를 흐뭇하게 지켜보며, 함께 잘 지내던 그리도가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다시 돌아온 후에 결혼 때에도, 아이를 낳고,   아이가 10개월 때 한번 가고.. 3살 때 한번 더 가고.. 계속 교류했습니다. 나는 그들을 내 인생의 한 부분으로 가져가고 싶었어요, 비록 멀리  떨어져 있지만요. 그렇게 우리는 계속 그리워하며 서로의 소식을 전했습니다.  



저의 이야기와 함께 보이는 영상은 저의 첫아이인 지안이 3살 때, 갔을 때입니다. 벌써 5년 전이네요. 금방 다시 올게 하고 헤어졌는데, 코로나가 터졌고.. 그사이에 이것저것 벌린 일들이  있어서 한번 가면 돈 1000만 원이 순삭 되는 캐나다 여행을 계획하기 어려웠습니다.


돈 때문에 가지 못한 다는 것이... 나이가 이렇게 먹었는데 그럴 돈이 부족해서 가지 못한다는 것이 스스로 를 자책하게 만들었습니다. 아무튼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면서도  예전 그이도와 올리브와 함께한 사진과 영상들을 보면서, 이렇게 주저앉아 있다가는 다시 보지 못하고 우리의 인연이 끝날 것 같아서..  그 현실을 회피하고 싶었어요.


간간히 그이도에게 오는 연락 속에는 올리브가 우리가 간 이후로 노환으로 알츠하이머가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새해에 영상통화를 할 때도 올리브는 예전 같지 않았습니다.


아.. 정말 어떡하지..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별로 없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속절없이 우리의 시간은 일상 속에서 흘러갔습니다. 작년.. 사실 육아가 너무 힘들어서 나 혼자만이라도 그들을 보고 오려고 계획을 짠 적이 있어요. 근데 근대 그리도가 혼자 오지 말고 아이들과 함께 오라고 하더군요. 내가 이제껏 알던 그이 도는  근거 없이 나의 행동을 제지하지 않는 스타일이기에 알겠다 했습니다. 그리고는 올해가 되었어요..

¹

9월에 접어든 어느 날 그아도가 메시지를  하나 보냈어요, 사실 갑자기 메시지가 오면.. 안 좋은 일이 있나 늘 노심초사하는 저이기에 무슨 일이 있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근데 그가 보낸 건, 마지막으로 갔을 때의 지안이 사진이었습니다. 아이가 밝게 웃고 있는 사진을 제가 그이도에게 준 적이 있는데.. 그 사진을 제게 다시 보낸 것입니다. 그래서 물었어요. 무슨 일이 있냐고.. 그냥 우리는 늙어간다. 생각이 나서 연락을 했다...라고 하더군요.


아무 의미 없이 이런 메시지를 보내지 않는..

나는 그이도의 성격을 알기에.. 그날 밤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리고는  우리 식구가 다 못가도 그리도가 아직 보지 못한 둘째 아이와는 다녀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가는 김에 추석 인 연휴의 시간이 우리에게 있었고, 마지막으로.. 정말 마지막으로 남편과 지안이도 함께 서로를 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렇게 미친 비행기 티켓팅이 시작되었습니다. 여행을 10일 남기고, 비행기를 고민하다가 예약해 버렸습니다. 비행기 티켓을 완전히 결재하기 전에 남편은 반신반의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고민을 멈추고 티켓팅을 마쳤습니다. 정말 이번이 아니면 계속 고민만 하고 있을 것 같았습니다.


11일.. 잠시지만 너무 만나고 싶었어요.


이것이 그제까지의 이야기입니다. 그제, 여행을 급히 준비하던 중에 그이도에게 연락이 왔어요.



올리브가 간밤에 깨서 케어하기 어려웠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네가 오는 것이 고민이 된다고.. 저는 너무 슬펐어요. 여행이 어찌 되든 올리브의 상태가 나빠져 간다는 것이 마냥 슬펐습니다.


그렇게 여행 3일 전까지 고민을 하다가 오늘.. 결정을 내렸어요. 간다. 우리 마지막이겠지만... 그리고 결심한 이상 간다. 5살, 9살인 아이 둘을 데리고 가는 긴 비행이 걱정되기는 하지만.. 그래도 다녀오려고요. 이 영상이 올라갈 때는 전 비행기겠죠?^^


잘 다녀올게요. 잘 보고 잘 인사하고 올게요. 그 말만 머릿속에 맴돌아요. 미련하게 그 돈 써가면서 정 때문에 가는 거냐고요? 맞아요. 내 인생에 힘들 때 늘 안식처가 돼준 나의 그들을 보고 싶어서 그 정 때문에 가요.


우리 다시 잘 만날 수 있겠죠?


가서 소식 전할게요.



https://youtu.be/kWSor04n8do?feature=sha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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