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초등 5학년 선생님의 수업 엿보기
개인적으로 관찰한 내용을 각색한 것입니다.
미 동부 펜실베이니아 주 초등학교를 배경으로 했습니다.
학교, 학군, 주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감안하고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오전 8시 30분
5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Mrs. Snyder 선생님은 곧장 자신의 교실로 향한다. 더 일찍 출근하는 날도 있지만 오늘은 바쁘지 않은 날 중의 하루다. 교실에 도착한 선생님은 학생들을 데리러 나가기 전까지 수업에 필요한 것들을 다시 한번 확인하며 책상을 정리한다. 저학년 담임일 때는 더 많은 소품들을 챙겨야 해서 일찍 출근하는 날이 자주 있었지만 5학년은 시험과 과제가 더 많아서 수업에 사용하는 것이 더 단순해졌다. 반면 채점하는데 훨씬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단점도 있다.
학생들은 8시 30분부터 운동장에 모인다.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지만 교실에 들어가기 직전까지 가방만 자기 반 줄에 갔다 놓고 삼삼오오 짝을 지어 놀고 있다. 점심시간 전에 리세스가 있긴 하지만 그래도 친구들과 노는 시간은 언제나 모자란다.
도움이 할아버지가 표정 없이 서있다. 너무 친근한 표정을 지으면 학생들이 주의를 줄 때 듣지 않을까 염려한 때문인지 언제나 무표정하고 약간 무섭다.
비가 오는 날에는 체육관에서 모인다.
오전 8시 50분: 각 담임들이 나와서 자기 반 학생들을 인솔해서 교실로 들어간다.
1교시 수업은 영어다.
단어 시험이 있는 날이다. 한 단원이 끝날 때마다 단어 시험을 본다.
Unit 4: The Catch of the Day에 나왔던 단어 중 20개 단어, 챌린지 문제로 좀 어려운 단어 2개를 추가한다. 받아쓰기 시험에 가깝다. 부르는 단어를 받아쓰고 다 끝나면 옆사람과 시험지를 바꿔서 틀린 것을 확인하게 한다. 확인까지 끝나도 25분 정도면 충분하다.
다음은 교과서 읽기를 한다. Unit 5: Spirit of Endurance를 읽는다. 한 명씩 읽고 나면 다음 읽을 사람을 지명하기도 하고, 다 같이 읽기도 한다.
2교시 수업은 수학 시간이다.
Unit 11: Geometry/Measurement (Practice Sheet)를 한다.
각자 연습문제를 풀고 모르는 것은 질문하는 시간이다.
3교시 수업은 과학시간이다.
과학은 옆반의 Mr. Smith 선생님이 와서 가르친다.
Mrs. Snyder 선생님은 Mr. Smith 선생님 교실에 가서 소셜스터디를 가르친다. 남자선생님들이 적은 초등학교라 남자 선생님을 담임으로 배정될 확률이 적어서인지 학생들도 좋아한다.
4교시
학생들이 점심을 먹으러 가기 전에 놀이터에 나가서 뛰고 논다.
도움이(student aide)가 학생들이 심한 장난을 치는 것은 아닌지 살피고 주의를 준다.
25분간의 리세스가 끝나면 카페테리아로 점심을 먹으러 간다.
카페테리아에는 점심을 배급하는 런치레이디, 학생들을 감독하는 도움이(student aide)가 학생들의 점심시간을 지켜보고 있다. 가끔 교장선생님이 들러 확인하신다.
Mrs. Snyder 선생님은 교실에 남아서 혼자 점심을 먹으며 자신만의 시간을 갖는다. 데우는 음식을 점심으로 가져오면 티처스라운지에 가서 데워 먹기도 하지만 그 외 찬 음식으로 먹어도 되는 것을 가지고 오는 날은 대부분 교실에서 혼자 점심을 먹는다. 오후 수업에 대한 생각도 하고, 채점을 하기도 한다.
5교시, 소셜스터디 시간이다.
Holocaust에 대해서 다음 주까지 제출하도록 한 과제가 있고 이어서 시험이 있을 예정이므로 각자 공부와 프로젝트를 위한 리서치할 시간을 준다. 질문이 있는 학생은 질문을 하고 이미 준비가 다 된 학생들은 교실에 마련된 도서가 있는 코너 앞에 깔린 카펫에 가서 뒹굴며 책을 봐도 된다.
6교시, 학생들이 미술실로 이동했다. 일주일에 한 번 미술 시간이 있다.
Mrs. Snyder 선생님은 티처스라운지로 간다. 두세 명의 선생님들이 스낵을 먹으며 잡담을 주고받고 있다. Mrs. Snyder 선생님은 따뜻한 차 한잔을 마시며 잠시 머물다가 교실로 돌아왔다.
7교시, 미디어 시간이다. 학생들이 컴퓨터룸에 갔다.
Mrs. Snyder 선생님은 교실에서 다음날 수업준비를 한다. 두 시간 연달아 학생들이 예체능 수업으로 움직이는 날은 다음날 수업준비, 채점, 과제물 검사 등을 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확보할 수 있어서 좋다.
마지막으로 학생들이 돌아오기 전에 이메일을 확인한다. 퇴근 전에 이메일을 보내야 할 것이 없는지 확인했더니 한 학생의 학부모가 오케스트라 클래스에 대해서 문의해 왔다. 3학년 때 오케스트라에 조인을 안 했는데 지금이라도 할 수 있는지 묻는다. 오케스트라 선생님의 이메일을 첨부해서 답장을 보낸다.
오후 3시 20분, 마지막 종이 울렸다. 학생들이 썰물같이 빠져나간다.
Mrs. Snyder 선생님도 가방을 챙긴다. 수업이 끝난 후 너무 오래 학교에 머무는 것을 자제한다. 수업이 모두 끝나고 한 시간 후면 청소하는 사람들이 교실청소를 시작하기 때문에 서로 불편하다. 오히려 아침 일찍 출근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 생각한다. 오후에 개인시간을 사용하기에도 좋다.
오후 3시 30분
스쿨버스를 타는 학생들을 챙기기에 바쁜 교장선생님과 손을 흔들어 인사를 하고 주차장으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