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의 명절에 휴교하는 미국 공립학교
학교, 학군, 주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관찰을 기록합니다.
미국 동북부 지역의 공립학교에 다닌다면 유대인의 명절인 “로쉬 하샤나(Rosh Hashanah)”가 낯설지 않을 것이다. 매년 새 학기가 시작되고 처음으로 맞이하는 공휴일이기 때문이다.
Rosh는 머리(head)라는 뜻이고, Hashanah는 년(year)이라는 뜻으로 “유대인 새해”를 말한다.
펜실베이니아 주에서도 동쪽에 인접한 공립학교들은 많은 곳이 이 명절에 휴교한다.
특히 필라델피아, 뉴욕시 같은 도시의 공립학교는 공휴일로 지정되어 있다.
올해는 9월 22일 해질 때부터 시작되어 학교는 9월 23-24일 이틀(또는 23일 하루만) 동안 학생들은 학교를 가지 않았다.
그리고 10일째 되는 날(올해는 10월 2일) 있는 욤키푸르 (Yom Kippur: 대속죄일) 날도 공휴일로 학교가 쉰다. 한 달 동안 3일을 유대인 명절로 쉬게 되는 셈이다.
이 명절은 매년 날짜가 다르다. 음력 절기가 양력으로 매해 다른 것처럼, 히브리력에 따른 날짜라 매년 다른데 '로쉬 하샤나'날이 빠른 해는 9월 둘째 주, 올해는 다소 늦은 9월 넷째 주다. 아주 늦으면 10월인 해도 있다.
새해가 시작되는 22일 저녁에는 교회(synagogue:시나고그)에 가서 기도를 드리고 특별히 사과를 꿀에 찍어먹고 석류를 먹는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달콤하고 좋은 새해가 되기를 바라는 뜻이며 할라빵(challah bread)도 명절음식 중의 하나다. (참고로: 평소에 할라빵으로 프렌치토스트를 만들면 훨씬 고급스러운 맛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욤키푸르(Yom Kippur:대속죄일)에는 금식을 한다.
(출처: 구글이미지)
한국 명절도 정확히 모르면서 유대인의 명절을 더 세세히 챙기게 되는 상황을 맞이하는 이민자의 아이러니한 면이라고 변명하면서도 한편으론 부끄러워지는 마음이 있음을 실토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의 음력설을 미국에서는 “Chinese New Year” 또는 "Lunar New Year"라 부르고 아는 사람만 안다. 학교도 간다. 특별한 날에 포함되지 못한다.
그저 차이나타운에서 무슨 행사를 했다는 뉴스 정도가 나올 뿐이다.
유대인의 명절이 공휴일인 공립학교.
유대인 학생들이 아주 많은 것도 아닌데 여러 공립학교 학군들에서 유대인 명절을 공휴일로 정한 것을 계속 지켜나가는 것은 어떤 연유일까? 이것을 한마디로 ‘유대인의 우월성’만으로 설명하기는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유대인의 설날은 종교적인 기반으로 설명되는 것도 이유 중 하나 일 것이다. 예전에는(풍문에) 유대인 선생님들이 많아 학교가 문을 열어도 선생님들이 모두 출근하지 않아 어차피 학교가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가 없기 때문이라는 말을 들은 적도 있다. 물론 지금은 유대인 선생님들이 그렇게 많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다만 한번 정해진 것을 잘 바꾸지 않는 문화 때문이라는 추측을 해 볼 뿐이다.
더없이 화창한 가을날 동네 아이들이 학교를 안 가고 뛰어노는 모습에 생각난 “로쉬 하샤나” 휴일을 소개해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