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 1.
나는 2011년 여름 즈음에 일을 시작했다. 햇수로는 벌써 11년, 꽉 채워도 10년이 넘었다.
내 직업은 쓰리디 직업 중 하나로 꼽힌다는 방송작가이다.
10년이 지난 지금은 그냥저냥 남들 버는 거 엇비슷하게 버는 정도의 평범한 직장인(?)이라 생각한다.
직업이 방송작가라고 하면 흔히들 주변에서는 잘 볼 수 없는 직업으로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주변 작가들을 보면 학생 시절부터 방송작가를 꿈꿔서 방송반 활동을 하고 국문과에 들어간 사람들도 꽤 있었다.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어린 나이에 지방에서 상경해 방송 아카데미를 다니고 박봉인 막내작가 월급으로 자취하며 힘들게 작가 일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처음부터 꿈이 방송작가는 아니었다.
대학 졸업반 무렵 당시 나는 어떤 시험을 준비 중이었는데 공부가 힘에 부친다고 느꼈고, 또 이 정도 의지로는 시험에 붙지 못할 것을 깨달았다.
이후에 그냥 내 전공에 얼추 맞는 일을 시작했는데 그게 방송작가였던 것뿐이다.
관련 학과를 나왔기 때문에, 그리고 막내작가 자체는 취직 문턱이 높은 일은 아니기 때문에 쉽게 시작할 수 있었다.
처음 시작한 방송은 한 시간 짜리 정통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었다.
당시 내 월급은 최저시급에 못 미치는 백만 원 정도,
그나마도 주변 다른 친구들에 비해서는 월급을 많이(?) 받는 편이었다.
부모님은 내가 취업준비를 더 하지 않고 별 노력 없이 직업을 선택한 것에 불만이 많으셨다.
퇴근이 늦는 날엔 어린 여자애가 밤에 다닌다며 혼나기도 많이 혼났다.
돌이켜보면 돈도 적게 받고 말도 안 되는 일을 많이 했지만
막내작가를 시작하고 2-3년 동안은 나의 여건, 환경 등을 주변과 비교하지 못했다. 정확히는 비교할 겨를이 없었다.
바쁘게 돌아가는 방송판에서 윗사람들에게 욕먹지 않을 만큼 일을 하는 건 생각보다 많이 시간과 에너지를 요구했다.
분류는 4대 보험 안 되는 프리랜서이지만 출퇴근은 직장인보다 더 열심히 해야 하는,
주말도 명절도 구분 없는 ‘말로만 프리랜서’의 삶이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