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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중 노노 04화

노노, 칼림바 수업

by 제니아

내게 있어 음악이란?

요즘 브런치에 올라오는 글 중에 음악을 감상하며 글을 읽으라고 발행 글 첫 문장에 링크를 연결하여 올리시는 분이 계시죠. 그걸 진정으로 신기해하면서 나도 요즘 노노에서 새로운 것들에 대해 알아가는 중이고 그건 모든 분야에 해당된답니다.


그중에 하나. 보리차와 누룽지도 차에 해당되는지 의문을 갖는 나를 변화대상 1호로 주목하신 '茶 교육' 강사 선생님이 부담(?) 되면서도 기대에 부응하고자 수업 후 관련 자료를 뒤져 기본적인 사항을 체크합니다. 물론 궁극적으로 혀의 감각과 테이스팅이 중요하겠지만.

또 다른 분야도 소개합니다.

3월 수업안을 받아보고 “칼림바 수업도 있네?”하며 신기해 했죠. 내게 있어 음악의 기억이란 아주 어릴 적 초등학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나란히 세 반이던 우리 동기들은 음악 시간이면 풍금을 칠 줄 아는 선생님 반으로 옮겨 합반했답니다. 아주 운이 좋은 날에는 부부 교사였던 여선생님이 우리 교실로 오시기도 했는데. 그런 날엔 “풍금을 가지러 가자.”며 옆 반에서 끙끙대고 옮겨다 놓은 후 선생님을 기다립니다. 우리는 낡은 풍금에 맞춰 신나게 노래를 불렀죠. 계기교육과 관련한 그리고 새마을운동 관련 노래가 기억의 대부분이지만. 악기는? 당시의 악기란 캐스터네츠 트라이앵글 피리 탬버린이 전부였고 언제인지 기억은 없지만, 리코더로 도레미까지는 마쳤습니다.


그 후 음악에 관련한 기억은 없고 여고 때 음악 선생님이 클래식을 처음 알려주셨는데 카세트를 이용해 우리에게 들려주시던 선율이 신비로웠습니다. 고3으로 올라가던 해, 그분은 가까운 대학으로 자리를 옮겨가셨고 그리하여 그 행복은 그 해를 마지막으로 끝을 고했습니다.

“나도 악기 하나 배울 기회가 있으면 좋으련만.”

음악과 친하지 않던 내가 악기를 배우고 싶다고 생각한 계기가 있었습니다. 유럽 어느 나라의 중산층 조건에 한 가지 이상의 악기를 다룰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었고, 친구가 멋지게 기타를 연주하는 동영상을 보내온 직후였습니다. 지금이라도 가능한 기회가 오기를 바라던차에 노노 교육과정에 칼림바 수업이 있었습니다. 나는 반색하며 검색을 거듭하고 연주를 감상했죠.

칼림바는 중앙아프리카에서 유래되어 전 세계로 퍼져나가면서 다양한 문자와 스타일로 발전하였고 초보자도 쉽게 배울 수 있는 악기라서 취미로 시작하기에 적합한 악기랍니다. ‘간단하면서도 연주법도 어렵지 않다.’며 선생님이 우리에게 주신 악보는 15곡이었고 기본적인 연주법을 알려주시고 각자 연습해 오는 것으로 첫 수업을 마쳤습니다. 배분된 칼림바로 학교에서 연습하고 집에서는 새로 구입하여 양쪽에서 연습에 매진하기로 의기투합했습니다. 연주회가 예정된거죠. 우리 팀은 대표 조라서 필수 지정곡 4곡보다 한 곡을 더 연주하기로 하고 여생도 7명도 별도로 또 다른 한 곡을 연주하기로 해둡니다. 앞으로 최애 악기로서 함께 하기로 한 첫걸음인 셈입니다.


“많이 달라졌다!”며 학교 친구네 결혼식에 참석한 나를 보고 친구들이 무얼 하고 지내는지를 묻길래 미소 장착. 요즘 나는 이래도 되는가 싶게 행복합니다. 생각하기 나름인지 아니면 진정으로 생기가 도는 것인지. 무언가를 배운다는 게 활력이라는 얘기를 많이 하지만 그건 진리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을 자랑하지 말라는 금기를 깨고 자꾸만 얘기하고 싶은 충동.


다행히 내겐 글쓰는 재주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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