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동 피정의 집을 다녀와
오늘은 성당 전례단의 피정의 날입니다.
시작과 끝이 雨中입니다. 삼선교 역에서 성북동 길을 천천히 걸어보리라 나선길이지만 빗길에 버스를 택했습니다. 덕분에 먼저 도착한 피정의 집 성전을 미리 돌아볼 기회가 생겼습니다.
국가등록 문화유산 건물이라는 ‘복자사랑 피정의 집’은 신부님들이 직접 벽돌을 찍어 지었고 그분들의 젊은 기개를 엿볼 수 있도록 내부가 온통 계단으로 연결되어 이루어진 건물입니다.
‘세상에서 벗어나 고요함을 찾고 예수님과 함께하는 휴가의 날 피정’
모두는 다소 지쳤고 쉼을 갈망하며 참석한 오늘 피정은 비까지 내려 맞춤한 날이 좋았습니다.
나눔과 친교의 시간과 영성 강의와 토크콘서트의 다양한 활동을 준비하고 진행하시는 열정 뒤로,
백미는 연중 제23주일 미사입니다.
피정의 집 원장님이 집전하신 제대에 밀착해 다가앉아,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의식의 감동은 오래 기억될 듯합니다.
의례껏 식의 진행에 따라 흘러가던 전례 해설자의 멘트와 신부님의 말씀과 의식들이 전혀 다른 울림으로 다가와 우리에게 각인됩니다. 감사기도와 영성체 예식에서는 우리를 하느님께 온전히 소개하고 우리를 위하여 기도하시는 생생한 현장을 봅니다.
발 씻김 의식과 색다른 평화의 인사, 성체와 성혈을 영하면서 한발 다가선 느낌입니다.
아들의 고3 때, 감사한 기억과 함께 내게 오신 그분과 오늘 조용한 만남을 가집니다.
모두 마치고 돌아오는 길, 우산을 받쳐 들 만큼 내가 좋아하는 비는 내리고 선물 같은 하루가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