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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e sun 리선 Nov 01. 2023

두 번째 서른, 그림인생:그림 초년기

2) 그림 시작 동기 

 손녀가 태어나자, 그 사랑스러운 모습을 영구적으로 기억하고 싶었습니다. 사진도 좋지만, 그림으로 표현하면 더 특별할 것 같았습니다. 종이에 그림을 그리던 중, 친구들과 동생이 이모티콘을 만들어 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습니다. 열심히 연습하고 그림을 그렸는데, 혼자서는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인터넷을 통해 폰티콘 제작 방법을 알게 되었고, 스마트폰 앱을 활용하면 어디에서든 그림을 그릴 수 있어 편리했습니다. 하지만 종이와는 다르게 화면에 그리는 것이 처음에는 어색했습니다. 미끄러지고 선이 일그러지면서 완벽하지 못한 작업이 계속되었죠.

그런데 어느 카페에서 이모티콘 제작을 배울 수 있는 커뮤니티를 알게 되어 가입했습니다. 거기서 하나하나 더 배우며 능숙해져, 나중에는 네이버 오지큐 스티커를 제작하기 위해 24장의 그림을 그려야 했습니다. 우선은 포동포동한 손녀의 이미지를 살려 캐릭터로 그리는 과정은 정말 즐거웠습니다. 폰티콘 제작에서 얻은 지식을 바탕으로 네이버 오지큐에 업로드하였죠. 그런데 승인을 기다려야 하는데, 결과는 좋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한 카페 회원이 다시 시도하고 승인되지 않은 이유를 알 수 있는 방법도 설명해 주었습니다.

다시 확인해 보니, 작은 이미지 하나가 픽셀이 좋지 않아서 승인이 나지 않았던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픽셀을 맞추고 다른 그림으로 다시 제출했습니다. 다시 2주를 기다리는 동안 잊어버리고 있었습니다. 성공하든 실패하든, 처음부터 다시 그리면 된다는 생각을 하니 한결 마음이 편했습니다. 남편과  함께 속초 여행 중이었는데, 승인날짜가 생각나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메일을 열어보니 합격했다는 소식이 있었죠. 기쁨에 가득 찼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웃기지만, 가장 먼저 남편에게 알렸더니 축하해 주었습니다. 그 후로 여러 친구와 아는 사람들에게 자랑하는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그렇게 탄생된 퐁시리가 세상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로 매일 한 컷씩 그려서 매달 한 작품씩 업로드했습니다. 퐁시리 시리즈가 나오고 작은언니를 모티브로 한 만다꼬 선자 씨 가 한참 인기를 끌기도 했습니다. 핸드폰으로 디지털 그림을 그리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큰맘 먹고 아이패드를 장만했습니다. 디지털 그림 전용으로 쓰기 위해서였죠. 아이패드를 처음 갖게 되었던 날엔 어린아이처럼 기뻤습니다. 매일 한 장씩 그려서 나의 SNS에 올렸습니다. 가끔 지난날 그렸던 그림들을 보면 흐뭇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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