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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요 Aug 10. 2019

어제는 악몽을 꾸었다 (1)

'너를 죽일거야'



나는 부모가 있었지만 다른 부부에게 입양 보내어졌다. 

그들에게는 어린 아들이 있었는데 내가 그의 누나 역할을 해주길 바랐다. 

그들은 그걸 위해 날 데려온 것 처럼 대하였다. 

하지만 나는 그 역할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고 엄마는 나에게 화를 냈다. 

아빠는 나를 예뻐했지만 그 뒤에는 바라는게 있는 눈치였다. 

어떤 것이었는지 나는 제대로 모르겠다. 


하지만 그 더러운 눈깔은 늘 꺼림칙 했다.


내가 누나 역할을 제대로 이행해야만 했던 그 남자 아이는 그의 생일이 되기 전에 죽었다. 

나는 어렸지만 알 수 있었다. 

그건 분명히 타살이었다. 

피는 검붉은 색이었고 근처에 떨어진 빗물도 핏빛으로 물들었다. 

피가 물로 흘러들어가는 걸 보고 아름답다 고 생각했다. 


엄마는 모든 책임을 나에게 돌렸다. 

내가 죽였다고 했다. 

아빠도 화를 냈다.

나는 영문을 몰랐다. 


엄마는 나에게 죽여버릴 거라고 얘기 했다. 

나는 가슴이 뛰었다. 

억울한건지 무서운건지 슬픈건지 도저히 알수 없는 감정이었다. 

그 남자 아이는 나에게 돌맹이 같은 존재였다. 

죽은걸 봤을땐 아무렇지 않았다. 

엄마는 계속해서 나를 보고 ‘너를 죽일거야’ 라고 말했다. 

남자아이의 시체를 보다 고개를 들고 나를 흘겨보며 그렇게 말했다. 


자다가 목이 졸리는 순간이 올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무섭진 않았다. 

늘 그런 기분이 들었으니까. 

나는 계속해서 그렇게 살아왔으니까 겁나지 않았다. 

물을 마시러 부엌으로 나갔다. 

어두워서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물건들이 붉게 보였다. 

아직도 그 남자아이가 내 눈앞에 어른거리는 듯 했다. 


잠이 오지만 잠을 들지 못하는 밤이 지속됐다. 

늘 새벽 6시만 되면 눈이 떠졌다. 

머리카락은 축축했고 목은 타들어갔다. 

또 부엌으로 물을 마시러 나간다. 

모든 물건들은 붉게 보인다. 

검은색과 붉은 색으로 점칠되어 제대로 된 색이 느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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