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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요 Aug 12. 2019

어제는 악몽을 꾸었다 (2)

달그락-

삼촌과 아빠가 절에 다녀왔다. 

가지도 않던 절을 갑자기 동생이 죽으니 다녀왔다. 


불안했나.

뭐가 그렇게.


"아니 스님이 그러는데 동희 장례를 절에서 지내면

좋겠다고 하시더라고.." 


심드렁한척 해대며 말하고 있지만 귀가 얇은 아빠는 분명

엄마를 설득해서 동생을 절에 앉힐 셈이었다.


그날 엄마와 아빠는 싸웠다. 


엄마의 목소리는 천장에 닿았다. 

그 주둥이에 종이를 대면 찢어질것 같았다.

차라리 피를 흘렸으면 좋겠다. 


나는 여전히 갈증이 난다. 

물을 마시러 가야겠다. 

머리도 축축하다. 

내방에는 에어컨이 없다. 

하지만 여름이 싫진 않다.



달그락- 

부엌에서 나는 소리였다. 

엄마가 설거지를 하고 있었다. 

새벽 6시 



내 삶이 계속될 수록 

나는 지속될 수 없다. 


포기해야 하는 순간이 올까.

그건 누가 정해주는 걸까. 

누군가가 대답이라도 해주면 

속 편할텐데


그럼 지금 내 상태는 불편한 상태인가


불편하지 않은 상태는 어떤 상태지

불편하지 않은 적이 없어 모르겠다. 


아니면 이게 편한것일지도 


소리를 지르고 싶은데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침묵하고 싶은데 조용할 수 없다. 

하지만 떠드는건 혀가 아니다. 

공기가 시끄럽다.


그리고 저 인간은 

징그럽다. 


사람이 징그러울 수 있는건 

저 더러운 눈깔과 혀 때문이다. 

더러운 저 눈깔 

추잡한 놈.  


차라리 니가 죽었어야 했는데


아무런 기분도 들지 않았지만 그래도 이건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고통은 고통이고 

괴로움은 여전히 괴로움이라는 걸. 


그건 결코 행복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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