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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요 Mar 18. 2020

엘리자베스 비숍의 연인

욕망과 상실감


문학이 깃든 영화를 봤다. 오랫만에 가슴이 엄청 뛰는 영화였다.

사랑으로 슬픔으로 가슴이 가득 찬 영화였다.

보는내내 온몸이 떨렸고 주인공들과 함께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타올랐고 서늘했으며 따뜻했지만 외로웠다.


느낀점은 한줄로도 요약이 가능하다.

인간은 필요성에 의해 움직이고 본래 이기적인 존재이다.하지만 사랑을 절대 잃지 못한다.

허덕이며 살아간다. 죽을때까지도.

사랑이 없다면 죽음을 달라. 라는 말이 문득 떠올랐다.


그리고 나의 욕구를 쫓다 마주하게 되는 상실감과 허무감 그리고 우울감, 외로움은 내가 모두 감당해야 하는 감정이다. 오롯이 혼자서 감내하고 삼켜 내야만 한다.

사랑한다고 하는 행동들이 오히려 그 사람보다 나를 위해 하는 행동인 경우가 대다수다.

인생은 생각보다 더 질기고 길고 어렵다. 그 중에서 사람관계가 어렵고 나를 감당하는 일이 그것보다도 더 어려운 일인것 같다.

과거의 내 행동이 타인의 행동보다 더 이해가 가지 않는 경우가 많으니까. 상대를 설득하기 보다는 이해의 폭을 점점 넓히며 살아가야 한다. 조금씩 조금씩 시야를 넓혀가는거다. 이해가 되지 않더라도. 그러려니. 하는 법을 점점 익혀가는거다.

마지막으로 엘리자베스 비숍이 본인의 가장 유명한 시를 읽어주며 끝마쳤다.

그건 모든 것에 대한 상실과 그것을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에 관한 것이었다.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얼마나 많은 상실을 마주할까.

태어날때부터 상실을 마주한다.

자궁으로 부터의 원치 않는 독립을 하게된다.

모든것을 빼앗기는 연습을 한다.

어릴때도 지금도 미래의 우리들도 그러할 것이다.

세상에 태어난 이상 온전히 나만의 것은 없을테니까.

이 땅에서 우리가 실제로 갖게 되고 손으로 쥐게 되는 것들은 사실은 내것들이 아니니까.

내가 온전히 원하는걸 갖고 그걸 내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인간의 가장 큰 욕심 중 하나가 아닐까. 라고 생각한다.

문득 노인과 바다를 읽었던 때가 떠올랐다.

삶 자체가 상실을 배우고 인내하는 시간의 연속이다.

열심히 잃고 찾고 다시 잃고 슬퍼하고 감사하고 사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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