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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선요 Aug 09. 2023

번거로움의 필요성

귀찮고 어려운 것들은 늘 삶에서 꼭 필요한 것들

일상에는 번거로운 것들이 참 많다. 

이를테면 정리라든가 집안일이라든가 대부분 치우는 것들에 국한된 번거로움 들. 

하지만 요즘에는 그런 육체적인 노동을 요하는 번거로움보다 심리적인 관계에서 필요한 번거로움이 더한 번거로움이라 느끼고 그건 필요한 것들이라 느낀다. 특히나 나이가 들어갈 수록 안부를 묻는 것에 어려움과 귀함을 느낀다.

대부분은 타인들과 교류하고 그리고 이전에 교류를 했었던 과거형의 관계들에 대부분 안부를 묻게 된다. 

안부를 묻는 건 꽤나 어려운 일이다. 용기를 내어야 하고 그리고 적절한 말을 찾아야 한다. 

부탁하는 일이든 궁금해서 호기심에 연락한 것이든 그저 정말 잘 지내는지 물어보는 것이든 그에 맞는 온도 그리고 농도의 언어로 인사해야 한다. 

너무 뜨거워도 너무 옅어도 안되며 짙어도 쉽게 부담스러워지고 탁해도 내 안부의 본질이 흐려지기 십상이다. 

인사는 어려운 일이다. 

어른이 되어 갈수록 더욱 그렇게 느껴진다. 그럼 안부 인사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이런 건 어디서 배울 수 있을까. 

나도 오늘 오랜만에 돌아온 직장에서 안부 글을 작성하다 어려움을 느껴 구글에 검색해 보았다. 

틀에 박힌 언어와 말들. 그건 우리들에게 이미 익숙한 말투와 언어였지만 공장에서 찍어낸 듯 보였다. 

나의 머리와 가슴 그리고 입에서 나온 내가 묻고 싶은 안부는 아니었다. 곰곰이 생각해 봤다. 

나는 타인에게 어떻게 말하고 묻고 싶은가. 그리고 오해 없이 전달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써야 할까. 

요즘 들어 먼저 다가가 말을 걸고 대화를 나누는 것에 쑥스러움이 생겼다. 요즘이라고 하기엔 2년 정도 되었지만 이전 보다 조심스럽고 진중해져서 더 그렇게 된 것 같다. 

점점 쑥스럽다 부끄럽다는 생각을 전보다는 자주 한다. 

생각해 보면 내가 틀릴까 봐 지적을 받을까 봐 혹시라도 실수를 할까, 결례일까 생각이 많아져 머뭇하게 되는 경우가 잦아졌다. 

하지만 부끄러움이라는 단어 뒤에 숨지 말도록 해야겠다. 

필요할 때 해야 할 때 말로 글로 어떤 방식으로든 상대방에 닿도록 표현을 하는 용기를 가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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