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장 | 거울속에는늘거울속의내가있오

by Rudolf

제18장 | 거울속에는늘거울속의내가있오


1


성탄절을 며칠 앞둔 어느 날이었다. 인국은 3학년 2학기 기말고사 성적을 받아들고 날듯이 기뻤다. 전교 1등이었다. 1학기까지만 해도 상위권이긴 해도 최상위로 올라가지는 못했지만, 2학기 중간고사 때 전교 5등이 되었고, 마지막 기말고사에서는 드디어 최정상이 된 것이다.

인국은 그날도 남대문도서관으로 향했다. 도서관 입구 정문 옆에 붙어 있는 안내판 가장자리의 틈에 리본 모양으로 접은 메모편지와 성탄카드 같은 봉투 몇 개가 꽂혀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인국은 그러한 편지를 주고받을 상대도 없었다. 편지라고는 지금까지 학교에서 일선장병에게 보내는 위문편지를 쓰라고 해서 틀에 박힌 글 써서 보낸 것밖에 없다. 그러한 인국에게 안내판 편지들은 편지라는 것에 대한 막연한 동경 같은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 마음 한 구석에 자그마한 아픔 같은 것이 스치고 지나갔다.

인국은 도서관에 들어가 항상 읽는 헌법 책을 찾았다. 그 책을 펼칠 때마다 늘 확인하는 것이 있었다. 자신이 그 책을 사흘째 읽고 ‘仁國’이라고 표시해 놓았던 페이지, 그 다음날 책을 읽기 위해 그곳을 펼쳤을 때 그 페이지 아래 오른쪽 귀퉁이가 살짝 접혀 있는 것을 보았던 것이다. 인국은 그곳을 접은 기억이 없었다. 인국은 그날 고개를 갸웃하며 그 접힌 것을 잠시 바라보고 있다가 혹 그 전날 자신이 누나를 본 느낌이 들었던 것이 생각났다.

혹시……, 누나가 와서 접어놓은 것은 아닐까……?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정말로 그랬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아니, 확신했다. 그래서 그날 이후 학교 수업을 마치고 그곳에 올 때마다 도서관 전체를 한번 꼭 둘러보곤 했다. 그리고는 그 접힌 귀퉁이를 보고 인국은 늘 같은 말을 중얼거렸다.

“누나, 기다려. 내가 꼭 찾을 테니까.”

마치 주문과 같은 이 말은 그 접힌 것을 볼 때마다 저절로 인국의 입에서 낮은 소리로 흘러나오곤 했다.

인국은 그날도 어김없이 자신이 정해 놓은 헌법 책의 일곱 페이지를 읽고는 자기 이름을 꼭꼭 눌러 쓴 다음 도서관을 나섰다.

밖은 겨울답게 꽤 추웠다. 인국은 목을 움츠리며 코트 위에 두른 목도리를 한 번 더 만져 감싸면서 도서관 들어갈 때 보았던 안내판 쪽으로 무심코 고개를 돌려 흘끗 쳐다보았다. 그리고 몇 발자국 더 걸어가다가 발걸음을 멈추었다. 안내판을 돌아다보았다. 그리고는 급히 다시 도서관으로 들어갔다.

도서관 안쪽의 한 창가로 가서 인국은 가방을 열고 노트를 꺼냈다. 그리고 빈 페이지를 찾아 한 장을 찢었다. 그 다음 연필을 꺼내어 쓰기 시작했다.


인희 누나, 나 인국이야…….


인국은 짤막한 글과 자신이 정 선생님과 함께 있다는 말, 그리고 건강하게 잘 지내라는 말, 자기 집 주소, 정 선생님 회사 전화번호를 적어넣었다. 마지막에 자기 이름을 크게 적어넣었다. 한글로. 그 아래에는 Merry Christmas!

그런 뒤에 리본 모양으로 접어서 도서관 밖으로 나와 안내판 바깥 모서리 틈에 꽂아넣었다. 잘 빠지지 않고 꼭꼭 눌러 밀어넣고는 ‘인희 누나’라고 또박또박 쓴 글씨가 잘 보이도록 밖으로 나오게 했다.

거의 어둠으로 덮여가는 명동 거리는 요란한 캐럴송, 다정하게 팔짱끼고 걷는 청춘남녀, 바쁘게 발걸음을 옮기는 신사숙녀들도 발 디딜 틈도 없는 가운데 눈발이 조금씩 흩날리고 있었다. 며칠 전부터 조금씩 내렸다 말았다 하던 눈이 길거리에서는 다 녹고 그늘진 곳에서는 얼음으로 변해서 조심하지 않으면 미끄러지기 쉬웠다.



2


그 해 겨울 성탄절 아침 인희는 조그만 편물 가내수공업 집에서 함께 일하는 언니 둘과 명동성당 미사에 참석하러 갔다. 두 언니 중 하나가 성당에 다닌다고 했다.

성탄미사가 끝나고 나오는 길에 인희는 근처에 있는 남대문도서관에 들러서 집에 가겠다고 언니들에게 말하고 헤어졌다.

지난 봄 5월 그 도서관에서 인국을 본 듯한 그 느낌은 그날 이후 인희의 머리에서 한시도 떠나지 않았다. 더군다나 그 다음날 수원에서 고향의 명석이 오빠네 어머니가 인국이 해곶을 떠났다고 한 말을 들은 뒤로 인희는 혹 인국도 자신처럼 어찌어찌하여 그날 그곳에 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아이가 마침 그날 멋진 검은 교복과 모자를 쓰고 자신과 스쳐 지나갔을 것이라고 거의 확신하듯 인희는 생각하고 있었다. 그때 마주친 그 검은 모자의 늠름한 남학생. 인국이 탈 없이 자랐다면 꼭 그 모습일 텐데.

인희의 머릿속에서는 그 도서관이 늘 맴돌고 있었다. 그래서 몇 번이나 가보고 싶었으나 기회가 되지 않았다. 따라서 성탄미사 후 명동성당 옆에 있는 도서관에 가기로 마음을 먹은 것이다.

인희는 혹 문이 닫혀 있으면 어쩌나 걱정했다. 잔뜩 찌푸려 있는 하늘에서는 눈발이 희끗희끗 흩날리고 있었다. 여기저기에서 흘러나오는 캐럴송, 물결처럼 흐르는 많은 인파. 그들을 뚫고 퇴계로 쪽으로 올라가서 왼쪽에 있는 도서관으로 앞으로 갔다.

도서관은 역시 닫혀 있었다. 실망스러웠다. 인희는 현관문 앞에 잠시 서 있다가 돌아서려 했다. 그때 현관문 바로 옆에 있는 안내판으로 눈이 갔다. 리본 모양의 메모와 성탄카드 봉투 같은 것들이 안내판 주위로 돌아가며 꽂혀 있는 것이 보였다.

혹시…….

그러나 사실 인희는 무의식적으로 그리로 향한 것이다. 안내판에 가까이 다가가면서 이번에는 정말로 혹시라도 하면서 메모 리본과 카드봉투들을 바라보았다.

흑!

인희는 숨이 멎는 것 같았다.

그 중 하나에서 자기 이름을 본 것이다!

약간 거리가 떨어져 있었는데도 그 이름이 크게 눈에 들어왔다.

인희는 발걸음을 멈췄다.

숨을 죽이고 다시 한번 확인했다.

자기 이름이 확실했다.

인희는 몇 걸음 떨어지지 않은 그 거리를 달리다시피 다가가서 낚아챘다.

그리고 다시 한번 자기 이름을 확인했다. 틀림없었다.

‘인희에게’

인희는 쿵쾅거리는 마음을 진정시키지도 못한 채 봉투를 열고 카드를 꺼내어 펼쳤다.


인희야, 어떻게 지내고 있니…….


사장이 보낸 것이었다.

하! 인희는 숨이 멎는 것 같았다.

다시 한번 읽었다.

또 한번 읽었다.

인희는 그 카드와 봉투를 가슴에 꼭 껴안았다.

인희는 자신이 사장에게서 떠나던 날 남대문도서관에 데려다 달라고 말했던 것이 생각났다. 그 말을 잊지 않고 기억해 주고 있었던 것이다. 그분이.

인희는 눈물이 글썽했다.

아직도 쿵쾅거리는 가슴으로 카드를 여전히 꼭 껴안은 채 인희는 돌아섰다.



3


정 선생은 새해 첫날 아침 인국과 함께 인천 송도로 향했다. 원래는 대천에 가서 백사장을 거닐고 싶었다. 해곶 대신 그곳에 가서 인국 자신이 해곶의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나 험했던 그곳 생활에서 벗어나 서울로 온 뒤의 모든 과정을 되짚어 보라는 의미로.

인국은 지금 참으로 의젓해졌다. 공부뿐만 아니다. 모든 면에서 성실했고, 정 선생이 원하는 대로 잘 따라주었다. 마치 정 선생의 어린 시절을 보는 듯했다. 이렇듯 인국은 너무도 잘 자라주고 있었던 것이다.

인희 소식은 알 수 없지만, 혹 평생 못 찾더라도 인국만은 버젓이 키워서 정 선생 자신이 이루지 못한 꿈을 이루게 하고 싶었다. 또한 누나인 인희를 잊지 않고 나중에라도 꼭 찾으려는 마음도 갖게 해주고 싶었다.

정 선생과 인국은 서울역에서 기차를 탔다. 가는 눈발이 바람에 흐르듯 몰려다니고 있었다. 바람이 제법 강했던 것이다.

제물포역에서 내려 두 사람은 택시를 타고 송도로 들어갔다.

포장도로에서 벗어나자 택시가 많이 흔들렸다. 송도 가까이 가서 얕은 언덕을 넘자 바다가 보였다. 아직 눈발이 약하게 날리고 있어서 잔뜩 흐린 하늘 아래 저 멀리로 검푸른 바다의 물결들이 흔들리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정 선생과 인국은 택시에서 내려 건너편으로 펼쳐진 또 다른 세상을 바라보았다. 이쪽 인간세상의 모든 것에는 관심 없고 오직 모든 것을 먹어치우는 데만 열중하는 포식의 세계. 지금은 흐리고 약한 눈발에 막혀 잘 보이지 않지만 저 멀리 수평선이 보인다면 그 너머로까지 확장되는 바다의 탐욕을 똑똑히 관찰할 수 있었으리라. 여름이었다면 피서객으로 북적였을 해안가 백사장은 싸늘한 주검처럼 파리하게 누운 채 잔잔히 흩어지는 눈발들을 먹어치우고 있는 것이었다.

정 선생은 문득 공상에 잠긴다.

한여름, 저곳 해안가 모래밭에서 연선이랑 아기 인희랑 함께 비치파라솔 아래 누워 있는 장면. 제발, 제발 이것이 꿈이나 상상이 아니었으면……. 그런데 아무리 기억을 떠올리려 해도, 그 두 사람의 모습을 어떻게 해서든 생각해 내려 필사적으로 노력해도 머릿속에서는 아무것도 나타나지 않는 것이었다. 아무리 해도. 억지로 그들의 모습과 얼굴을 그리려 해도. 그 대신 몇 년 전 강화 성불암에서 그 긴 흰 적삼 끝자락을 따라 하늘로 올라가던 연선과 아기의 모습만 떠오르고 있었다. 붉은 불꽃 그림자가 아른거리며 흔들리던 기다란 적삼 끝자락을 따라 사라지던 그니들.

정 선생은 머리를 흔들었다.

안 돼.

정 선생은 다시 머리를 흔들었다.

아니야. 이제는 떠나보내야지…….

그래도 이 겨울바다에서 떠나보내고 싶지는 않았다.

너무 춥잖아, 지금은.

정 선생은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옆에 있던 인국은 깜짝 놀라 돌아다보았다. 정 선생은 울고 있었다.

그새 눈발이 굵어져서 함박눈이 되었다. 갑자기 사위가 흰 장막에 덮이고 말았다. 모래밭도 바다도 구름 낀 하늘도 모두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오직 희디흰 영겁의 세계로 정 선생과 인국의 눈앞은 변해 버린 것이다.

호호탕탕하고 천변만화하던 바다는 사라졌다.

눈 내리는 송도 바닷가는 천지가 숨을 죽인 듯 적요했다.

다만 정 선생만 그 광경에 어울리지 않게 혼자서 울고 있었다.



서울로 돌아오는 기차에서 정 선생은 인국에게 연선의 이야기를 처음으로 해주었다. 그니가 어떻게 죽어갔는지. 아기 인희가 어떻게 죽었는지.

그리고 또 울었다.

인국도 눈물지었다.

주변 사람들이 돌아다보았으나 그래도 울었다.

어쩌면 그들도 정 선생의 사연을 마음으로 다 듣고 함께 소매를 적셨을 것이다. 그 중에 가장 많이 적신 이가 정 선생이었을 뿐.


座中泣下誰最多 | 그 중 가장 많이 눈물 흘린 이 누구인가

江州司馬靑衫濕 | 강주 사또의 푸른 관복소매 흠뻑 젖어 있구나

(후일에 정 선생에게 들어보니, 이 구절은 중국 당나라 때 시인 백거이(白居易)의 명시 비파행(琵琶行)의 마지막 두 행이라고 한다.)


그런 뒤에 정 선생은 마음을 정리했다.

이제는 잊자. 나만 잊지 말고, 그니들에게도 나를 잊으라고 하자.

그리고 인국에게도 해곶 그 바다는 잊으라고 말했다. 누나도 잊으라고 했다. 이제는 오직 앞만 남았다. 어떻게 해서든 법대에 들어가야 한다고 인국에게 다짐을 또다시 받았다.

정 선생 자신은 오늘 송도 앞바다에서 연선과 아기를 완전히 보냈다. 영원히. 이제 자신에게는 오직 인국만 남았을 뿐이다.

인희에 대해서도 당분간 잊자고 했다. 지난 여름 백 사장에게서 팔덕의 이야기를 들은 뒤 9월초에 간신히 토요일 휴가를 얻어 송악의 유곡리 느릅실로 찾아갔었다. 그곳 사람들은 적지미로 부르고 있었으나, 바깥에서는 느릅실로 더 잘 알려진 곳이었다. 팔덕이 집은 적지미에 있었지만, 온양과 유구 쪽을 왔다갔다 하며 역시 못된 짓을 하고 있었다.

정 선생이 두 번째로 팔덕의 뒤를 밟아 봉수산 아랫자락의 봉수사 근처 적지미에 있는 다 쓰러져 가는 오막살이로 찾아갔을 때, 팔덕은 마치 저승사자를 보는 듯한 얼굴이 되었다.

정 선생은 자신이 어떻게 팔덕을 찾았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자신의 은행통장에 대해서도 묻지 않았다. 도장을 돌려달라는 말도 하지 않았다. 이제는 어차피 모두 다 쓸모없어진 것들이다. 다만 인희가 어디 있는지 그것만 알려달라고 했다.

팔덕은 인희가 사라진 그날 자신도 군포의 그 봉제공장으로 달려갔다가 실의에 빠진 채 벤치에 앉아 있는 정 선생의 등을 보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뒤 인희의 소식은 자신도 모른다고 대답했다.

정 선생은 처음으로 팔덕을 믿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서 허탈한 마음으로 서울로 돌아온 뒤, 다시는 팔덕이나 인희의 소식은 듣지 못했다.

인희, 그 아이. 9월의 그 가을 바람결에라도, 초승달 아래에서 지는 쓸쓸한 잎에서도, 그리고 어젯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인국과 함께 갔었던 송구영신예배에서 간구하는 기도 끝에서도 그 아이의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그 대신 오늘 송도 바닷가에서 흩날리던 눈송이에 실려 그 아이를 떠나보내고 말았다. 연선과 아기 인희와 함께.


4


사장으로부터 성탄카드를 받은 이후 인희는 양평동 편물집으로 돌아와서 며칠 동안 깊은 고민에 빠져 있었다. 연락을 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카드에는 성탄인사와 함께 사장의 연락처가 적혀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처지가 너무 초라하고 또 자신이 그러한 분들에게 가까이 가기에는 너무 천한 신분인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무엇보다도 자신을 부끄러운 일에 빠뜨리려 한 사람이 아니던가.

그러함에도 그분이 자신을 잊지 않고 연락해 왔다. 다른 사람 같았으면 인희가 떠난 뒤로 다시는 찾지 않았을 것이다.

인희는 연말까지 한 주간 내내 이러한 생각과 싸웠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인희는 사장의 모습을 종종 떠올려 보았다. 가거도 분교에 찾아왔을 때 인희가 실수로 선물 쌓아놓았던 것을 쓰러뜨렸었지. 그때 인희의 등을 쓰다듬어 준 그분의 마음이 참 따스했었다고 인희는 생각했다. 그리고 분교를 떠나면서 자신을 돌아보았을 때 그 눈매가 참 자상해 보였지. 그러나 서귀포의 공사가 다 마무리되지 않은 호텔 식당에서 먼 산 바라보듯이 천장을 쳐다보며 자신에게 말했을 때의 그 목소리에는……, 뭐라고 할까……, 허탈감……. 아니야, 그보다는……, 지금 생각해 보니……, 미안한 마음이 들어 있었을 거야. 틀림없어. 인희를 부끄러운 일에 끌어들이려는 죄책감……. 맞아, 바로 그거였을 거야. 분명해. 왜냐하면 말이지……, 그 뒤 그분이 자신에게 보인 행동을 보면 분명 그랬을 거야. 그리고……, 그리고 서울역에서 다시 만났을 때……, 그때 인희의 눈물을 닦아주었는데……, 그때 그 손이 얼마나 따스했었던지…….

인희는 살포시 눈을 감았다. 그 감촉. 그 따스한 손. 다시……, 다시 한번 느껴 봤으면…….

인희는 깜짝 놀라 눈을 떴다.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거지, 내가?

그 순간 마침 편물집 한 언니가 소리쳤다.

“인희야, 너 연탄 안 갈고 뭐해?”



새해 아침, 인희는 갑자기 자신이 성인이 된 느낌이었다. 그리고 당돌한 생각이 인희의 머릿속에 자리 잡았다.

이제 인희 자신은 성인이 된 것이다. 어엿한 숙녀. 그러면 한 사람의 성인으로서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사장을. 자신은 이제 어린애가 아니잖은가.

인희는 자신이 이러한 생각을 하는 것에 스스로도 놀랐다. 전에는 감히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일이었다.


[다음 화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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