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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 쓰는 팀장 Jul 28. 2021

좀 서툴면 어때?

 스웨덴은 사회민주주의 국가로 유럽은 물론 전 세계에서 국민의 복지가 가장 뛰어나다. 평등, 자유, 정의, 연대의 국가적 가치관으로 모든 국민들에게 평등한 복지와 재정적 자유를 주기 위해 국가차원에서 노력한다. 스웨덴에서 살아 본 사람이라면 몇 가지 우리와는 전혀 다른 라이프스타일에 당황하고 혼란해한다.

      

 일단 스웨덴의 응급실이다 스웨덴은 응급실은 우리나라처럼 시끄럽고, 정신이 없고, 시장통 같고, 환자로 넘쳐나는 고통과 소음, 불만과 호소가 넘쳐나는 장소가 아니다. 스웨덴의 응급실은 일단 환자가 그리 많지 않다. 2~3명의 환자가 조용히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며 차분히 자리에 앉아 있다. 이게 과연 응급실이 맞나 할 정도로 조용하고 외부 건물의 디자인도 전혀 병원 같지 않다. 웬만한 교통사고 환자가 있을 만도 한데 자정을 넘는 시간에도 교통사고 환자도 거의 없다. 이것은 세계에서 제일 따기 어려운 운전면허증 때문이기도 하다. 스웨덴의 운전면허증은 가히 세계 최고라 할 만큼 따기 어렵다고 한다.      

 

 이뿐만 아니라 스웨덴은 ‘피카’라는 오전, 오후 1번씩 이루어지는, 하던 일을 중단하고 차를 마시며 다 같이 담소하고 쉬는 시간이 있다. ‘피카’는 스웨덴 전 국민이 하는 라이프스타일로 집에서 쉬는 사람조차도 동네 사람들끼리 모여서 하는 매일의 가장 큰 즐거움이다. 그리고 ‘라곰’이라는 업무 스타일로 인해 결코 서두르는 법이 없다. ‘라곰’은 굳이 직역을 하자면 ‘적당히’라고 이해하면 된다. 중국의 '만만디'와 비슷한 개념이다. 스웨덴 사람들은 뭐든지 ‘라곰’으로 일을 즐기며 한다. 의사도 하루에 보는 환자수가 정해져 있고 그 이상의 환자수를 본다 할지라도 수입이 늘어나지 않는다. 그러니 뭐든지 여유롭고 즐겁게 하는 것이 이들의 일상이다. 의료비와 교육비 모두를 국가에서 지원하고 회사에서 퇴직한 사람들의 평생 연금을 국가에서 책임진다. 자녀들은 18세에 독립하며 이 또한 국가에서 18세 이후의 생활비를 지원한다.      

 

 스웨덴은 한마디로 국민의 재정적 자립은 국가에서 책임진다는 기본 복지 사상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국민들은 태어날 때부터 양육수당과 교육수당, 자립 수당 등을 받기 때문에 재정적 자립에 대해 거의 고민을 하지 않는다. 그리하여 남녀관계 또한 서로의 재정적 자립이 완벽히 보장되기 때문에 우리나라와 같이 재정적인 문제로 이혼을 미루거나, 여자가 참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 북유럽 남자들은 이혼당하지 않기 위해 요리를 하고 집안일을 한다. 이러한 국가적 지원과 환경 때문인지 스웨덴 사람들은 하루에 2번씩 ‘피카’를 즐기고 일도 여유롭게 ‘라곰’의 정신으로 즐기면서 한다.      

  

 이는 아이들의 학교생활에서도 마찬가지다. 연말이나 학기 중에 발표회나 학예회를 준비하여 학부모를 초청하여 공연을 한다. 우리나라는 정말이지, 나도 경험은 있지만 발표회를 하기 전부터 매일 아이들을 모아놓고 끊임없이 연습을 시킨다. 여러 가지 악기 연주부터 포함해 연극이며 노래며 거의 아이돌 수준으로 연습시킨다. 그리고 유니폼도 아기자기한 것으로 맞춰 입고 시작할 때 인사말도 죽도록 연습하여 부모들의 귀와 눈을 즐겁게 한다. 공연을 거의 세계정상급 수준이 되도록 완성도를 높이려고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다. 그리고 공연 당일 날 실수라도 하면 집에 가서 핀잔 아닌 핀잔을 부모님께 들을 수도 있다.

      

  그러나 스웨덴의 어린이 공연은 정말이지 한국과 비교하면 연습은 했나? 할 정도로 엉성하고 완성도가 떨어지고 수준이 낮다. 그렇다고 스웨덴의 부모님이 공연에 참석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거의 할아버지, 할머니, 부모님, 사촌에 부모 형제들까지 다 같이 참여해서 같이 즐기고 공연을 참관한다. 한국인 수준에는 공연이 형편없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부모님과 참관자들이 뜨겁게 박수를 쳐주고 열광한다.      

 

 스웨덴 사람들은 자주 ‘좀 서툴면 어때?’라고 생각한다. 공연의 수준을 보는 것이 아니고 우리의 사랑스러운 자녀가 이러한 경험을 했다는 것을 중요히 여긴다. 학교에서 혹 유치원에서 같이 연습하고 같이 즐기면서 부모님 앞에서 공연도 하고, 경험했다는 것을 중요시 여기며 자녀들의 서툴고 형편없는 공연에도 큰 소리와 박수로 격려한다. 아마 우리나라 부모님들이면 학교 교장이나 유치원 원장을 원망했을 것이다.

      

 스웨덴 사람들은 어려서부터 서로 잘하려고 경쟁하려는 문화가 아니다. 그것을 했다는 경험 자체를 존중한다. 그리고 장애인들도 비장애인들과 어울려 부족해도 같이 생활하고 같이 경험한다. 결코 장애인들을 내가 경쟁하고 살아가는데 걸림돌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장애인들이 따라올 수 있도록 배려하고 공동의 책임을 가진다. 자기가 가진 소유를 자랑하지 않고 상대방이 가진 부를 부러워하지 않는다. 그 대신 휴가 때 해외여행을 가거나 특별한 체험을 한 그 경험 자체를 부러워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다른 사람이 가진 소유와 부를 부러워하고, 시기하고 남과 같이 가지기 위해 끊임없이 경쟁한다. 마치 경쟁을 하기 위해 누군가 밟고 올라가기 위해 태어난 사람처럼 뭐든지 남들보다 잘해야 직성이 풀린다. 또한 본인의 노력과 의지는 생각하지 않고 태어난 원래의 등급대로 나누고 자책하며 힘들어한다. 좀 서툴면 실망한다. 루저라고 생각한다.      


 좀 서툴면 어떠한가? 하나의 과정이고 경험인 것을. 인생은 알고 보면 ‘과정이 전부다’는 진리를 배우는 것 같다. 인생의 진정한 행복은 과정 자체를 경험하고 즐길 때 더욱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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