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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웨이 Mar 13. 2023

나는 퇴사 준비생입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도 퇴사를 결심한 이유



책상을 정리하면서 취준생 때 기록했던 노트를 발견했다. 그때의 나는 지금과는 또 다른 간절함과 절실함이 있었다. 자기소개서와 면접에 합격하기 위해 회사가 좋아하는 인재를 분석했고, 면접관들이 좋아하는 태도, 표정과 인상, 답변 스킬 등을 면밀하게 연구했다. 합격한 사람들의 후기를 보며 그들이 했던 행동과 말을 복사 붙여 넣기 하여 회사를 위해 성실하고 유쾌하게 일할 있는 준비된 '나'를 만들어갔다. 핵심은 내가 하고 싶은 나의 이야기가 아니라, 회사가 듣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다.


2년 간의 취업 준비 생활 끝에 나는 입사하고 싶은 회사에 합격을 하고, 좋아하는 일을 하며 높은 연봉을 받는 이상적인 회사 생활을 하고 있다. 하지만 오늘부터 난 퇴준생이 되고자 한다.  



취준생 때 자기소개서, 면접에서 합격하기 위해 썼던 분석 노트



그동안 취업을 준비하면서는 나에 대한 분석보다는 회사에 대한 분석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누구인지가 아니라 회사가 어떤 곳이고 오너는 어떤 사람인지

내가 무엇을 잘하는지가 아니라 회사의 매출을 견인하는 메인 사업과 아이템은 무엇인지  

내가 어떻게 살고 싶은가가 아니라 회사에 입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내가 좋아하는 것보다 회사가 원하는 인재상이 되는 것, 오너가 좋아하는 에티튜드를 갖추는 것이 우선이 된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는 나의 결정권보다는 회사에게 결정권을 넘길 수밖에 없었다.

내가 오랜 시간 노력을 들인 성과물을 경력 없는 상사가 쉽게 가로채 가더라도 회사가 묵인한 결정이었다.

내가 더 많은 일을 지만 루팡 상사가 나의 2배의 월급을 받더라도 회사의 인사를 위한 결정이었다.

내가 속한 팀의 업무가 오너의 결정에 따라 엎어지고 사라지더라도 회사의 사업을 위한 결정이었다.


회사는 내 인생을 책임져주지 않는다는 심플한 결론에 이르기까지(정확하게는 인정하기까지) 7년이나 걸렸다. 

좋아하는 일만을 바라보며 열심히 살아왔고 성실하게 임해왔지만, 누군가에 의해 나의 미래의 시간과 방향 그리고 돈의 가치가 결정되는 수동적인 삶이었다. 무력감과 허탈함이 렸왔지만 당장 퇴사를 수는 없었다. 그래서 나는 남에게 넘겨준 내 인생의 방향키를 다시 돌려 잡기 위해, 회사가 없어도 스스로의 힘으로 돈을 버는 '나'를 만들기로 결심한다.

 

 


 내 일을 하면서 내 돈을 벌자



보통 취업을 준비하기 위한 시간은 1~2년을 보내면서 퇴사를 때는  달, 짧게는 일주일 만에 결정하기도 한다. 취업을 잘하는 것만큼 퇴사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퇴사를 준비하는 하루하루를 기록하고 아카이빙 하는 것에 집중하고자 한다. 


내가 퇴사를 하고 싶은 진짜 이유는 무엇인지

퇴사를 잘하기 위해서 어떤 방식으로 준비할 것인지

퇴사를 하는 날, 나는 어떤 사람으로 남고 싶은지  

퇴사 후 나는 어떤 삶을 살아보고 싶은지


나는 원하는 분명한 꿈이 있었고, 살고 싶은 삶이 있었다.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을 누리기 위해서는 그 꿈을 지킬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깨닫는다. 하루하루 설레는 일을 하면서, 내 힘으로, 내 돈을 버는 나를 드든 것.  스스로를 내가 만든 최고의 상품으로 기획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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