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아빠_300자 소설
중개인은 말했다. 살던 부부가 세상을 떠나, 이 집은 손댈 이가 없었다고. 낡은 의자는 삐걱여도 등에 딱 맞고, 거실 조명은 불규칙하게 깜빡이며 어둠을 밀어냈다. 김동식은 무의식적으로 신발을 구두장에 반듯이 넣고, 식탁 의자를 비스듬히 두고, 방문은 반쯤 열어둔 채 잠들었다. 밤엔 라디오를 켜두면 현관을 스칠 발소리가 들릴 듯했고, 아침 TV 소리를 따라 거실로 나가면 누군가 쇼파에 앉아 있을 것만 같았다. 스무 해 만에 돌아온 아들의 발자국이 방 안에 잔잔히 번졌다. 오늘도 빈집은 조용히 시끄럽다.
[소제목에 적힌 주제 (엄마/아빠)에 맞춰서 300자 이하로 쓴 소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