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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원일 Oct 15. 2019

가을 편지

가을을 셋이나

운좋게 손에 쥐었다

빨갛게 익어가는 점점이

실금 같은 아픔이 따랐는지

잎새에 그림자가 무늬졌다   

가을은 진정 그런 편지다

봄 여름 지나는

때로는 힘찬 환희와

때로는 힘든 생활의 무게를

켜켜이 이파리에 정직하게 쌓다 보면

어느새 가을이 되어

그저 삶이 살아온 자국 그대로 

마지막 여물어선 지상으로 나린다

그리고 운좋게 가을을

쥔 사람들에게

자기 온몸으로 이게, 삶이다

한다   

가을은 우주보다 

깊고 영혼 가득한 편지다  

2015.10.14 이원일 찍고

2015.10.28 이은경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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