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의 기록 #10
헤세를 찾아온 작은 마을 칼프
이 정겨운 세계에 헤세는 없었다
방황하는 이방인만 있었을 뿐
동경의 세계를 뒤로하고 손에 쥔 열차표
자욱한 먹구름 사이로 떨어지는 부슬비
플랫폼의 조그마한 벤치에 몸을 피해 본다
어째서 노인은 비를 맞으며 서 있는 것일까
빗방울에 젖은 그의 안경 너머로 날아온 시선
이방인의 추방을 부추기는 경계의 눈초리
옆자리의 여인이 만드는 한숨의 담배연기
희뿌연 안개 너머로 아득하게 굽이진 철로
이방인은 이제 어디로 향해야 한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