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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우 Mar 28. 2020

밀리터리룩에 대한 애착

왜 나는 밀리터리룩에 집착하는가

전역한지 어느덧 십 년. 군대라면 아직도 치를 떨지만 이상하게도 나는 밀리터리룩을 좋아한다. 군복무는 신성한 의무였기에 기꺼이 수행했지만 내 가슴 속에는 그리 유쾌하지 않은 경험이 되어 남았다. 나의 무의식에 규율과 억압, 그리고 몰개성화의 상징으로 각인되었다.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힘들 때면 늘 다시 입대해서 선임과 간부에게 시달리는 꿈을 꾼다. 그럼에도 나는 왜 밀리터리룩을 좋아하는 것일까.


그것은 군대에 대한 향수가 아니라 밀리터리룩이 갖는 상징성 때문이다. 카모플라쥬 패턴에 묻어있는 남성성, 규율(자신만의), 절제, 모험, 도전, 절도, 기개, 패기. 그러한 관념들을 좋아하기에 밀리터리에 이상한 애착을 갖는 것이다.

원한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결핍을 해소하려는 욕망이기도 하다. 내게 부재한 관념들을 이미지로라도 소유하려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기에 그렇게 보이려하는 것이다. 하지만 카모플라쥬 없이는 그러한 관념들을 소유할 수는 없을까. 존재만으로도 강인할 수는 없을까. 잘 모르겠다. 그때까지는 아무래도 열심히 밀리터리룩을 추구할 것 같다.







instagram : @leewoo.demian

https://www.instagram.com/leewoo.dem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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