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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우 Oct 16. 2021

제주 바다에서 부르고 싶었던 노래

그날의 누군가를 떠올리며

제주를 다녀왔다. 사실 제주 여행은 되도록이면 가지 않으려고 했다. 공간에 남겨진 기억 때문이었다. 오래전 여자친구와 함께 여행했던 곳이었기에, 혼자 떠나게되면 그녀의 공백이 느껴질 것만 같았다. 내겐 너무나 순수하고 아름답게만 남겨진 사랑. 베네치아를 홀로 여행하다 만난 그녀는 일본인이었다. 우리는 국적의 차이도, 물리적 거리의 차이도 극복하고 사랑을 나눴다. 견우와 직녀가 만나듯 아주 오랜만에 만나 함께 여행했던 제주, 그래서 더 애뜻하게만 느껴졌던 제주. 그런 제주에 가는 게 조금은 두려웠다. 그래도 사실 제주에 가고 싶었다. 그녀의 흔적을 추억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기타를 챙겨 바다로 향했다. 내가 좋아하는 노래 혁오의 오하이오, 나는 해변에서 이 노래를 부르며 그녀를 생각했다. 힘에 부친다고 너무도 쉽게 버렸던 소중했던,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그녀를.



https://youtu.be/ViUs2r47ht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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