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소설가의 치기 어린 단상
- 내게 소설을 쓴다는 것은
- 소설가란 괴리될 수밖에 없는 존재일까
- 그럼에도 이 세상과 호흡하는 소설가가 되고 싶다
언젠가부터 나는 소설을 쓴다는 것, 이것이 내가 삶을 살아가는 하나의 실존 양식이라고 생각했다. 소설을 쓴다. 어떤 대화도, 만남도, 관계도 없이 글이 탄생하는 하얀 원고지와 마주 앉는다. 하나의 주제와 호흡을 강단 있게 밀고 나가야 한다. 하루를 온전히 문학에 쏟아붓다 보니 소설의 분위기와 감정, 등장인물들의 성격에 깊이 빠져드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지난밤의 취기가 일출의 광휘와 함께 사라지듯, 창조자의 도취의 시간도 깨지게 마련이다.
부조화스럽다.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 경제활동에 종사하는 사람들, 지난밤의 음악 오디션 대해 환호하는 사람들, 사랑을 나누는 연인들, 세속적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는 친구들. 그 속에서 놀라고 마는 것이다. 아, 나는 얼마나 부조화적인 사람인가. 사람을 이야기하는데, 사람으로부터 괴리되어 있는 것이다. 무언가를 규명해낸다는 것, 이야기해낸다는 것이 되려 세상으로부터의 단절을 자초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세상과 이야기하고 싶다. 어떻게 소통해야 할까. 어떻게 호흡해야 할까. 마치 처음으로 낯선 세상과 마주하는 어린아이가 된 기분이다. 사람들을 관찰한다. 그네들과 어울리고 싶어, 그네들과 동화되기 위해. 그러나 나는 어쩐지 그들을 모방하고 싶지 않다. 아무래도 어색할 뿐이다. 이건 내게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잘 모르겠다. 아무래도 나의 위치는 관찰자 시점인가 보다. 나는 이렇게 존재한다. 그럼에도 나는 세상과 이야기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