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나의 봄볕아

by 이진영

오늘 봄 냄새를 맡았다

물기 섞인 풀냄새가 간질거렸다

가만히 이마를 눌러오는 볕도 포근했다


하지만 기쁘지 않았다

건조한 흙냄새와 물비린내가 나는

모순적인 여름이 좋았다


그해 여름은 유난히 더웠고

한낮 내 머리 위의 태양은

어지럽게 빙글빙글 돌았다


너는

무너진 나를 다독이며

떠났다


네가 없는 계절을 지나

세 번째 봄을 맞는 중이다

이 계절이 어서 지나가길 빈다


끝내 여름이 오면

숨막히는 더위 속에서

너의 환영을 볼 것이다


땀에 젖은 이마 위에 늘어진

한 가닥의 앞머리가

아른거린다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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