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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영 Jan 23. 2021

조직 체질이란 무엇인가.

그런 체질이 있기는 할까?



 



 "너는 딱 조직 체질이다."
 "이 친구, 조직생활 잘하네."


  모난  없이 둥글하고, 예의 바르면서 친화력 있는 사람들을 향해 보통 조직생활을 잘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들이 정말 조직 체질인가는 알 수 없다. 그들은 조직이 좋아하는 사람의 모습을 띤 것이지, 조직 체질이라고 말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오히려 배기 조직 체질은 생각지 못한 엉뚱한 곳에서 주치기도 한다.



  조직 체질은 말 그대로 조직생활에 적합한 성질을 지닌 사람이다. 만약 본인 특성이 아래 4가지의 요건을 만족한다면, 의외로 당신은 조직 체질일 가능성이 높다.



첫 번째, 외부 스트레스에 담벼락이 높은 사람.

  같은 일에 대해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전혀 개의치 않아하는 사람도 있다. 물론 어떤 일이냐에 따라 다를 수 있으나 스트레스의 담벼락은 저마다 그 높이가 다르다. 조직생활은 외부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많은 구조이다. 옆자리에 앉아 매일 한숨만 푹푹 쉬어대는 손과장도, 업무 떠넘기기 선수 김대리도, 안하무인 박부장도 모두 일종의 외부 스트레스이다. 이런 류의 사람이나 일들을 대할 때면 대부분 분통해하는 것이 보통이다. 한데 이런 폭격 속에도 늘 침착한 모습을 보이는 이들이 있다. 이들은 살펴보면 그저 그러려니 하고 말아 버린 채 자신의 일에 다시 집중한다. 즉 자신의 의지로 컨트롤할 수 없는 일에 시간과 감정을 소비하지 않는다. 이들처럼 외부 스트레스에 대한 담벼락이 높으면 그만큼 조직생활에 있어 유리한 위치에 놓인다. 반대의 경우에는 되도록 외부의 개입을 덜 받을 수 있는 직업군을 택하는  이롭다.



두 번째, 일을 집까지 끌고 오지 않는 사람.

  회사와 나를 분리할 줄 아는 사람을 말한다. 대다수의 직장인들은 퇴근 후에도 이따금 떠오르는 회사 생각에 괴로움을 느다. 저녁을 먹는 내내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한 업무를 생각하며 꿀 같은 시간을 허비하는 일도 수두룩하다. 몇 안되지만 아주 심한 경우에는 다시 회사로 돌아가, 업무를 야지만 두 다리를 뻗고 잠에 들 수 있는 사람도 있다. 이런 패턴이 지속되면 피로감은 나날이 갈수록 적되기 시작한다. 직장인이라면 피할 수 없는 굴레라고 하지만 게 중에서도 어떤 이들은 굴레를 피해 가기도 한다. 그들은 퇴근 카드를 찍는 순간 '철컥' 셔터를 내린다. 오로지 자신이 된 이들은 퇴근 후 여가시간을 온전히 스스로에게 투자한다. 그 시간을 통해 충전된 에너지 다음 날을 이어갈 수 있는 원동이 된다. 만약 24시간 중 근로시간과 수면 시간을 제외하고 남은  5-6시간 마저 회사 생각으로 허비하고 있다면, 조직 체질일 확률이 전무하다.



세 번째, 사람에 대한 기대치가 낮은 사람.

  조직생활을 할 때 람에게 처 받는 일은 꽤 빈다. 내가 해준 만큼 되돌아오지 않을 때, 적절한 보상을 받지 못할 때 겪는 서운함은 아무리 일로 만난 사이라 할지라도 생기기 마련이다. 회사 역시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곳이기에 유착관계가 형성되면 서로 간  바라고 기대하는 것이 많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와 함께 따라오는 배신, 분노, 실망 따위의 감정들올곧이 자신의 몫이 된다. 이런 것들에 노출되지 않기 위해선 사람에 대한 기대치가 낮으면 그만이다. 바라지를 않고, 기대가 없으니 상대가 나를 서운하게 할 일도 없고 내가 상대를 실망하게 만들 일 또한 없다. 어떤 이들은 이런 류의 사람을 향해 관계 맺기를 두려워하는 회피 인간이라고 한다. 그러나 회사에서는 이런 관계야말로 건강한 관계일지도 모른다.



네 번째, 부조리에 과민하지 않은 사람.

  부조리는 내가 당할 수도 있고, 실적 나쁜 이대리가 당할 수도 있고, 권고퇴직 시달리는 이부장당할 수도 있다. 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모르지만 우리가 부조리라 일컫는 일들은 지금도 회사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대게 불의를 못 참고 정의로운 사람들은 이런 부조리를 마주할 때마다 격분한다. 결국 부조리가 보이는 족족 나날이 저항심만 늘어나고 애사심마저 잃고 만다. 마지막에는 제 에 지쳐 조직을 뛰쳐나가는 것이 대부분의 관례이다. 부조리에 대해 문제의식 조차 갖고 있지 않다면 그것은 더 큰 차원의 문제이다. 하지만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이에 과민하게 반응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상황은 달라지지 않겠지만 난관을 유연하게 넘어갈 수 있는 사고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열거한 네 가지의 조건은 모두 다른 내용이지만 뚜렷한 공통점이 있다. 바로 감정 소모가 적은 사람이라는 점이다. 외부와 많은 에너지를 주고받지 않아 조직에 흡수되지 않는 것. 이야말로 조직 체질이라 말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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