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잘 볼 수 없는 것
주변에 감성이 들어간 단어를 흔히 볼 수 있다. 감성카페, 감성 사진, 감성캠핑. 감성이 대체 뭐길래. 사람들이 이토록 감성을 찾아 나서는 걸까. 경제가 눈부시게 성장하면서 사라진 것이 있다. 옆집에 누가 사는지, 남의 일에 관여하는 것이 귀찮아졌고 퍽퍽한 삶이 되었다. 나 하나 건사하기도 빠듯하다. 다시 '이것'을 찾고 느끼고 싶어 한다. 느리지만 정이 있는 곳. 그것을 드러내고 내세우는 곳을 찾게 된다.
뉴스에서는 인격이 사라진 사람들.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흘러나온다. 시대가 변했다. 감성을 자유롭게 드러낼 수 있는 시대. 참고 누르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란 걸 배우며. 아픔을 드러내는 쪽을 선택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따지고 보면 아프지 않은 사람이 없다. 나 또한 우울할 때도, 견디기 힘든 순간도 있었다.
부모님 세대만 해도 감성이 유행하지 않았다. 자유롭게 표현하고 드러내는 것이 허용되지 않았던 시절. 보수적이고 억압적인 태도. 남자는 저래야 하고 여자는 이래야 한다는 게 뚜렷했던. 사실 먹고사는 일이 가장 중요했던 시기라 다른 것을 생각할 여유가 없었던 때이기도 하다. 삶의 질이 높아지면서 먹고사는 것 말고 취미, 나를 표현할 수 있는 다채로운 방법을 찾게 된다. 유행이 돌고 돌며 그 시절에 썼던 컵, 그릇, 분위기를 찾는 이유는 무엇인가. 요즘은 잘 볼 수 없는 '이것'이 있었다.
사람들은 그리워한다. 자연과 불빛이 주는 공간. 딱딱한 콘크리트보다 깨끗한 화이트나 아늑한 우드. 재래시장의 정겨움과 푸짐한 인심. 오르는 물가만큼 인정이 오르면 좋겠지만 갈수록 메말라가는 현실. 그 속에서 '이것'을 찾는다. 바로 '따뜻함'이다. 따뜻한 공간, 분위기, 마음을 그리워하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따뜻함을 줄 수 있다면 그 자체로 감성 장인. 나에게 따뜻한 것이야말로 최고의 감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