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켜서 하는 일 좋아하세요?

선택과 명령

by 이 영
설거지 좀 해라


시켜서 하는 건 왜 하기 싫을까? 첫째, 자유의지가 없다. 둘째, 주로 명령어이다. 자유의지가 없다는 것은 내가 하고 싶은 게 아니란 것. 보통 행동을 할 때 하고 싶어서 선택한다. 무의식적인 행동 말고. 마신 컵을 씻기 위해 싱크대로 갔다. 컵을 씻고 부엌을 나오는데 설거지 다했냐는 물음이 날아왔다. 싱크대에는 아버지께서 드신 저녁 그릇이 쌓여있었다. 아니라고 답하자 설거지 좀 하라고 말씀하셨다. 순간 어떤 마음이 들었을까? 그렇다. 하기 싫은 마음이 들었다. 애초에 청개구리 심보를 갖고 태어난 것일까? 아니다. 위에 말한 두 가지 이유에서다. 내가 하고 싶어 선택한 일이 아니고 명령에 의해 강제성을 띄고 해야 하는 것. 기분이 좋지 않다.


낮에 똑같이 설거지를 했던 일을 떠올렸다. 엄마와 같이 영화관에 가기 위해 준비 중이었다. 먼저 준비를 마친 나는 엄마를 기다리다 싱크대 쪽을 보니 엄마가 드신 그릇이 쌓여있었다. 어떻게 행동했을까? 그렇다. 설거지를 했다. 준비할 동안 시간이 필요하니 고무장갑을 껴서 설거지를 후딱 마쳤다. 이 두 가지 상황에서 마음은 어떻게 다를까? 하나는 시켜서 하는 일, 하나는 자발적으로 하는 일이었다. 시켜서 하는 일은 시작부터 거부감이 들었고 스스로 한 일은 아무런 부정적인 감정 없이 해치웠다.


고등학교 때를 떠올려본다. 책상에 앉아 책을 꺼내려는 찰나 방문이 열린다. "공부 안 해? 숙제는 다했니?" 한 번쯤은 들어봤을 거다. 이 말을 듣자마자 어땠을까? 진짜 하기 싫었다. 공부가 하고 싶어서 하는 사람은 희박하지만 학생의 신분으로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다. 간섭과 잔소리는 공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안겨줄 뿐.


자발적으로 행동하는 일이 있다? 운동이 되든, 취미가 되었든 다 좋다. 그것을 자신의 의지로 기분 좋게 했으면 좋겠다. 스스로 한 선택에는 후회가 잘 없다. 이것 말고 저것을 택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보다 그것이 배움이었고 성장이었다. 무엇을 선택했든 안 하는 나보다 한걸음 나아갔다.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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