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꿈을 잘 꾸지 않는다. 꿈을 꿀 때면 태몽이라던지 바로 앞에 상황을 예견하는 꿈을 꾼다. 그래서인지 꿈을 꾸고 나면 꿈 내용을 잘 기억하는 편인데 집에 불이 난다던지, 내가 나의 장례식장에 참석하는 등의 꿈을 꿀때면 나는 복권을 사러 떠났다. 가까운 곳에서 사는 복권은 성에 차지가 않았다. 정말 1등이 많이 나왔다고 하는 곳에만 찾아가서 복권을 샀다. 차로 왕복 1시간이 걸려서라도 말이다. 꿈이 신기하게도 맞을 때가 있어 어쩌면 꿈의 내용을 털어버리고 싶은 나의 소망이 담겼는지도 모른다. 나쁜 것을 희망으로 바꾸고자 하는 소망. 그렇게 공을 들여 샀음에도 불구하고 늘 꽝이었다.
오늘처럼 벚꽃이 만개해가고 바람에 살랑살랑 거리던 봄날에 나의 외할머니는 꽃놀이를 하러 떠났다. 예상을 했음에도 막상 그 날이 다가오자 경황이 없었고 우리의 옆에는 떨어진 꽃잎들만 남았다. 할머니를 보내는 날에는 어찌나 바람이 많이 불었는지 모른다. 잠깐 챙길게 있어 차에 들렸는데 차 뒷편에 꽃잎들과 함께 만원짜리들이 떨어져 있었다. 할머니가 떠나기 전에 나에게 용돈을 주고 싶으셨던 걸까. 지갑에 고이 모셔두다가 복권을 사러 갔다. 물론 늘상 그런것처럼 꽝이었지만 그 날을 잊을 수 없다. 그 때의 기억으로 꽃잎들이 굴러다니는 걸 보면 할머니가 용돈을 주는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