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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eyoungjoo Jun 15. 2018

크리스의 ‘독스아웃’

차 트라우마 극복기


<크리스의 크리스마스>를 적기 시작하면서, 다른 이들의 강아지사랑을 글로 사진으로 많이 읽어보게 되었었다. 다들 한마음한뜻으로 강아지를 아끼고 사랑한다는 생각에 유대감도 들었다. 대부분 강아지에게 해주는것, 느끼는 점들이 비슷하다고 생각했지만 유독 나는 해주지 못해 미안한 것들도 있었다. 강아지와의 펜션여행, 심지어 세계여행같은 것들이 그랬다.


크리스는 활동량이 그리 많지 않다. 원래 말티푸가 그런것인지는 몰라도 격렬한 산책을 매일 필요로 하지 않는다. 동물병원에서는 심장이 좀 큰편이라 체력이 약하다는 말도 들었는데, 공원 한두바퀴먼 만족하고 산책을 마치는 개이다. 게다가 사회성도 꽝이라 산책시 만나는 개들을 경계한다. 자연히 개와 함께하는 아웃도어에 대한 관심은 딱히 들지 않았다.


게다가 크리스는 차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는 것이 분명했다. 크리스를 처음 입양해오던 날, ‘아..괜한 짓을 했나’ 싶었던건 팔할이 차에서의 크리스의 기행 때문이었다. 무서울정도로 쉼없이 짖고, 차 씨트로 뛰어내렸다 오르기를 반복하고, 케이지 안에 두면 케이지를 발톱이 부서지도록 긇어댔다. (평소 이동하거나 다른 때에는 케이지 안에 잘 있는다.) 그런 크리스를 데리고 몇번 차를 타고 여행가기를 시도했지만, 격한 상처(ex:인간가족끼리의 싸움ㅋㅋ)만 안고 여행은 시작도 전에 끝이 나기 일쑤였다.


하지만 우리가족은 나들이를 즐기는 편이고, 언제까지나 크리스만 따로 놀수는 없었다. 결국 가까운 곳부터 다시 시도해보기로 하고, 그래서 찾은 곳이 한강공원이었다.

물론, 갈때는 또다시 인간싸움(=가족싸움)이 일어날뻔했다. 정말 안당해본 사람은 모를정도로 힘겨운 십여분이 지나고 도착한 한강공원에서, 크리스의 정말로 행복한웃음을 봤다.

구조 당시 도로에서 발견되었다던 크리스. 크리스에게 차란 아마도, 전주인에게 실려 유기될때 탔던 것, 구조되어 시보호소로 실려가 철창에 살게 될때 탔던것 일지도 모른다. 앞으로 차에 대한 기억을 아름답게 바꿔주고 싶다. 돌아오는길의 크리스는, 이전보다는 좀 잠잠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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