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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엉짱 Jan 24. 2024

실업 급여 1

[ 지극히도 평범한 엉차장의 퇴직 살이 ]

고용 센터의 실업 인정 교육을 받고 나니 다음날 바로 첫 실업 급여가 입금되었다. 난생 처음으로 받아보는 실업 급여였다. 왠지 월급을 받은 기분이랄까? 회사에서 받던 월급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했지만 그래도 돈이 들어오니 기분은 좋았다.


과거 월급날이면 어김없이 차감되는 고용보험료를 보면서 도대체 내게 무슨 혜택이 있다고 이 돈을 꼬박꼬박 내야 하는 것인지 화가 나기도 했다. 그러나 막상 실업 급여를 받는 처지가 되어보니 직장인들에게 고용보험은 꼭 필요한 공적 보험이라고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역시 보험이란 어려울 때 힘이 되는 묘한 마력이 있는 것 같다.

 

며칠 전 그동안 열심히 일한 내게 주는 선물이라며 온라인 쇼핑몰에서 보조 모니터를 구입했다. 이유야 그럴싸하지만 유튜브를 보다가 한순간 꽂히는 마음에 충동구매를 해버린 것이다. 앞으로 무슨 일을 하더라도 이 모니터가 내게 많은 도움을 줄 것만 같았다. 회사에서도 쓰지 않았던 듀얼 모니터를 왜 지금에서야 써보고 싶은 건지 모르겠다. 이십 년이 넘도록 쉬지 않고 직장 생활을 한 내게 주는 선물이 고작 모니터라니.


여하튼 지금 이 녀석을 매우 유용하게 쓰고 있다. 자료를 검색하며 글을 쓰기도 하고, 채용 정보를 검색하며 구직 활동을 하고, 유튜브를 보며 주식을 하는 등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지금껏 왜 하나의 모니터만으로 세상을 보려 했는지 나 자신이 참 바보스럽게 느껴졌다. 이제는 보다 효율적으로 뭔가를 해볼 수 있을 것 같다.


문명의 혜택은 받을 수 있을 때 받아야 한다라는 삶의 진리를 새삼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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