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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엉짱 Jan 25. 2024

주식, 이 길이 아닌가 봐

[ 지극히도 평범한 엉차장의 퇴직 살이 ]

퇴직하면서 용돈 벌이 수단으로 손에 잡기 시작한 것이 주식이다. 몇 년 전부터 회사 동료들 사이에서는 너 나 할 것 없이  부동산과 주식에 대한 재테크 바람이 휘몰아쳤다. 이 분위기에 휩쓸려 뭐라도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 매월 용돈을 조금씩 모아 당시 국민주라 불렸던 삼성전자 주식을 한두 주씩 사 모은 것이 내 주식 투자의 시작이다. 한동안 출퇴근 길에, 밥을 먹을 때, 차를 마실 때, 화장실에 갈 때 등등 틈이 날 때마다 주식 앱을 열어보고는 했다. 


이제는 하루 종일 자리에 앉아 노트북 화면에 주식 창을 띄우고 시세와 차트를 시도 때도 없이 바라본다. 주식은 쥐뿔도 할 줄 모르면서 점심값이라도 벌어보겠다는 생각에 마냥 주식 창만 바라보고 있다. 주식 유튜버의 방송이란 방송은 죄다 찾아 구독을 신청하고 이들이 올린 영상을 맹목적으로 모조리 시청한다. 주식 관련 책도 여러 권 사서 읽고 있다. 


적은 투자금이긴 하지만, 매일 이렇게 집중하고 공부하면 조금씩 수익이 발생하지 않을까 하고 막연한 기대를 한다. 그 수익이 점점 늘어나면 내 한 달 용돈을 벌 수 있을 것이고, 또 수익이 더 커진다면 우리 집 한 달 생활비도 벌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 왜 아직도 마이너스의 길만 걷고 있는 것일까? 오늘도 내가 산 주식들은 노트북 화면을 파란색 음봉 가득 채우고 있을 뿐이다. 마치 고구마 여러 개를 한꺼번에 먹은 것처럼 가슴이 답답해져 온다.


이 길은 나의 길이 아닌 것 같다. 하지만 난 오늘도 노트북 화면에 제일 먼저 주식창을 열어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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