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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엉짱 Jan 31. 2024

실업 급여 vs 월급

[ 지극히도 평범한 엉차장의 퇴직 살이 ]

본격적인 찜통더위가 시작된 어느 여름날 또다시 실업 급여가 입금되었다. 회사에 다닐 때는 월급날이 되면 가족들과 외식도 하고 쇼핑도 했는데 실업 급여를 받는 처지가 되니 생활비 쓰기에 급급한 나머지 이제는 외식이나 쇼핑을 할 엄두가 나질 않는다.


실직자가 된 지 몇 달이 지났지만 소비를 줄이겠다는 계획은 아직도 실천하기 어려운 숙제이다. 그동안 살아왔던 생활 패턴이 있으니 짧은 시간에 바꾼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유튜브나 블로그를 통해 실직자들의 일상 이야기를 접하다 보면 공통된 어려움이 씀씀이를 줄이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나도 이들과 같은 어려움을 느끼기 시작한 것 같다. 아내와 함께 그동안 써왔던 생활비 내역을 하나하나 들춰보며 이것저것 줄여보겠다고 허리띠를 졸라매지만 현실은 생각과 많이 다르다. 


최근에도 뉴스에서는 어느 기업들의 구조조정이나 명예퇴직에 관한 내용을 계속해서 다룬다. 갈수록 실직자들이 늘어나는 상황이다 보니 유튜브나 SNS에 생활비 줄이는 방법에 대한 콘텐츠가 끊이지 않고 계속해서 쏟아져 나오는 것이겠지.


직장인들은 월급날만 되면 개미 오줌만큼의 월급이 통장을 잠시 스쳐 지나간다며 볼멘소리를 한다. 나 역시 한 달에 한 번씩 같은 생각을 되풀이했었다. 하지만 실직자가 되어보니 이 같은 직장인들의 푸념이 참 배부른 소리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냥 월급 그 자체가 소중하게 여겨질 뿐이다.


이제는 월급날을 기다리는 직장인들처럼 실업 급여일이 기다려진다. 그나저나 이번 달 재취업 활동은 또 뭘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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