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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엉짱 Sep 05. 2024

늘 한결같은 사람

[소소해도 행복한 걸 어떡해?]

나는 늘 한결같은 사람에게 끌린다. 변함없는 태도로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에게 깊은 호감과 신뢰감을 느끼게 된다. 세상이 아무리 빠르게 변하고 사람들의 생각과 가치관이 시시각각 달라져도, 자기만의 중심을 잃지 않는 사람은 상호 간에 묵직한 안정감을 준다. 또한 한결같은 사람은 자신의 정체성을 확실하게 하고, 상황에 휘둘리지 않는다. 마치 오랜 세월 동안 한 자리에 뿌리를 내린 고목처럼, 흔들리지 않고 그 자리를 지키는 사람이다.


반면에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사람에게는 불신이 쌓인다. 마치 카멜레온처럼 필요할 때마다 색깔을 바꾸는 이들은 그때그때의 환경에 맞추어 자신의 태도를 바꾼다. 겉으로는 유연한 척 보기 좋게 자신을 포장하지만, 그 이면에는 쉽게 바뀌는 신념과 모호한 정체성이 내포되어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이런 사람에게서는 신뢰를 느끼기 어렵다. 어떤 날은 다정하고 너그럽다가도, 어떤 날은 차갑고 계산적인 모습을 보일 때, 나는 그 사람과의 관계에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


사람은 누구나 어려움과 갈등의 상황에 놓이게 된다. 그럴 때마다 주변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하거나 의지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의지하는 사람이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의견이나 태도를 바꿔버린다면, 그의 조언에서 진정성을 느낄 수 있을까? 나는 그런 사람에게서 진실한 위로나 삶의 방향을 찾는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본다. 오히려,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신만의 확고한 생각과 신념을 지켜가는 사람이야말로 진짜 조언자가 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한결같은 사람은 흔히 보수적인 사람으로 비칠 수 있다. 변화에 저항하고, 새로움을 받아들이는 데 더디다는 인식을 받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가 말하는 한결같음은 그런 고지식함과는 다르다. 한결같다는 것은 변화 그 자체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 속에서도 자신의 정체성을 잃지 않는다는 의미다. 그들은 필요할 때 변화를 수용할 줄 알지만, 그 안에서 본인의 가치와 원칙을 잃지 않는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강인함이 아닐까 싶다.


그런 사람들을 보면, 나는 마치 오래된 친구를 만난 것처럼 편안함을 느낀다. 몇 년을 떨어져 지내다가 다시 만나도, 그들은 언제나 그 자리를 지키고 있을 것만 같다. 이런 한결같은 사람들을 마주할 때면, 종종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나는 다른 사람에게 어떤 모습으로 비칠까? 나는 일관된 태도를 보이고 있는지, 아니면 그때그때의 상황에 따라 나도 모르게 카멜레온처럼 변하고 있는지 말이다.


* 일러스트 출처 : chatGPT


세상은 언제나 변하고자 한다. 타인의 기대나 개인의 욕망에 따라 때로는 많이 흔들리기도 하고, 어쩔 수 없이 변화를 받아들여야만 할 때도 있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자신만의 기준과 원칙을 지키는 것은 중요하다. 물론, 삶은 완벽할 수 없고 모든 사람이 한결같을 수는 없다. 변화는 필연적이고, 우리는 끊임없이 새로운 상황에 직면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한결같음을 소중히 여긴다. 그 속에서 우리는 자신의 정체성을 만들어가고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변화와 유연함이 중요한 세상에서도, 자신의 중심을 잃지 않는 법을 배워야 한다.


늘 한결같은 사람을 향한 나의 호감은, 결국 그들의 꾸준함과 신뢰에서 온다. 그들은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설계하고, 그 길을 흔들림 없이 걸어온 사람들이다. 그들과의 관계 속에서 지나온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나도 어느새 내가 살아온 흔적들을 되돌아보게 된다. 그들은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일깨워주는 소중한 사람들이다. 한결같은 사람들이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걷고 있기에 세상이 잘 돌아가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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