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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휘자 Dec 05. 2024

프로의 마인드: 실수는 줄이는 게 아니라 '안하는 것'

관성적으로 실수하던 내가 아예 안하게 된 계기

 안녕하세요. 휘자입니다. 이번 편은 ‘실수’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일할 때 실수하면 안된다는 말은 많이 하는데, 실수하고 싶어서, 허술하고 싶어서 반복하는 사람은 없을 거예요.


 저는 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새로운 업무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업무에서 크고 작은 실수가 나와 정말 괴로운 시간을 보냈던 적이 있었는데요, 지속되는 실수의 늪에서 빠져 허우적 대다가 빠져나오게 된 계기, 이때 배운 것들을 나눠보겠습니다.



| 실수에도 관성의 법칙이 적용된다

 일에 실수가 많은 사람은 절대 ‘한 번’ 하지 않습니다. 두 번, 세 번 크고 작은 실수들을 반복하지요. 실수가 반복된다는 것은 일의 핵심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이고, 실수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는 뜻입니다. 피상적으로 이해하고, 겉핥기 식으로 일을 쳐내다보면 또 다른 업무가 들어왔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 또 잘못된 길로 들어섭니다.


 저의 경우 업무 요청이 많아서 수행하는 데 공백이 생기고, 잘 모르는 tool 이다보니 조금만 복잡해지면 어김없이 실수하는 과정이 반복이 되었는데요, 문제는 한 번 중심을 잃자 실수하지 않던 영역에서도 구멍이 나고, 할 수 있고 아는 영역에서도 실수가 나더라고요. 한마디로, 실수의 관성이 저를 지배하고 있었습니다.



| 실수가 반복되면 불안하다

 맡은 일에서 실수가 반복되면 자기 자신 뿐 아니라 그것을 지켜보는 동료도 불안에 떨게 됩니다. 서로를 향한 믿음이 약해지지요. 회사는 학교가 아니라는 말을 흔히 하는데,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것이기 때문에 사실 엄연히 말하면 직무유기 입니다.


 저도 한창 실수할 때, 제 동료가 제가 맡은 일을 두 번, 세 번 체크하는 것을 목격한 적이 있었는데요, 정말 자괴감이 들고 수치스럽더라고요. 내 한 몫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때의 괴로움이란.. 지금 돌아보면 저 뿐만 아니라 동료도 괴로웠을 것 같습니다. 저 때문에 일을 반복해서 확인하고 처리해야 했으니까요.



| 실수하는 습관을 뿌리 뽑게 된 계기

 저는 결정적으로 두 가지 일로 실수하는 습관을 완전히 뿌리 뽑게 되었는데요, 하나는 의외로 아빠와의 전화 통화로부터 시작되었어요. 한참 실수가 반복되어서 회사 가는 게 무서워질 무렵, 아빠에게 이런 상황을 토로한 적이 있었거든요.


-- 통화 내용 � --

�나 : 아빠 나 요새 일 너무 힘들어..
�‍✈️아빠 : 일은 당연히 힘들지. 힘드니까 일이지 (T..?)
�나 : 아니 그게 아니라.. 실수를 계속해서 너무 자괴감 들고 미치겠어..
�‍✈️아빠 : 꼼꼼하게 일을 해야지. 돈 받고 하면 다 프로야. 일을 프로처럼 해야지. 절대 실수하면 안돼
�나 : 아니.. 아는데..!
�‍✈️아빠 : 덜렁거리지 말고 하나하나 꼼꼼히 해. 니가 돈 받고 하면 절대 실수하면 안되는 거야.


 전화할 때는 억울했는데 아빠가 해준 말이 오랫동안 마음에 남더라고요. ‘돈 받고 일하면 프로다’하는 부분이요. 내가 프로의식을 가지고 일하고 있었나? 내가 하는 일을 전문가처럼 수행하고 있나? 라고 자문해봤을 때 마인드셋이 잘못되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두 번째 계기는 저희 팀 리드와의 커피챗이었습니다. 이때의 대화가 실수를 뿌리 뽑는 데 아주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소위 직장인을 크게 두 부류로 나누곤 하잖아요. ①발산형 (아이디어, 기획에 강함), ② 운영/안정형 (안정적인 운영 업무에 강함) 저도, 리더도 누가봐도 1번에 속하는 유형이었거든요.


 리드와 이 이야기를 하면서 ‘저는 전형적인 발산형 인간이라서 꼼꼼하게 일을 수행하는 게 힘들다’ 라고 했는데 그때 리드가 이렇게 답하더군요.


“휘자님도 아시다시피 저도 완전 발산형에 속하는 사람인데 일에 있어서는 한 번도 실수한 적이 없어요. 단 한 번도요. 지금까지 10년 간 일하면서 누군가 나를 그렇게 보는 게 싫어서 철처하게 확인하고 절대 실수하지 않았어요”


 이 말을 듣고 제가 스스로 ‘실수할 수도 있지’ 하는 면죄부를 쉽게 주고 있지 않았는지 심각하게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너무 부끄러웠거든요. 그때 마음을 강하게 먹고 다짐했어요.


“실수는 ‘줄여가는 게’이 아니라 아예 안하는 거구나, 절대 실수하지 말아야겠다"라고요.



| 그 후에 생긴 일..

 마인드를 고쳐먹고 일을 하자 평소보다 두 배는 더 오래 걸렸습니다. 확신이 없는 것을 두 번, 세 번 체크하다보니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어요. 몸도 마음도 괴롭더라고요.  기껏 다짐해놓고 또 같은 실수를 반복할까봐 무섭기도 했습니다. 어쨌거나 업무에 시간을 쏟고, 체크리스트를 만들고, 동료에게 도움을 요청하며 업무를 수행했습니다.


 결론은, 이 다짐을 한 후로 단 한 번도 일에 있어서 실수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얼마나 허술하게 일해왔는지 돌아보며 절로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동시에 일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고 일은 ‘이렇게 해야 하는구나’ 일하는 자로서의 깨달음이 저를 충만하게 했습니다.



| 실수 하지 않으려면 ‘시스템화’ 해야 한다

 이때 깨달은 것은 실수가 반복되는 지점은 반드시 ‘시스템화’하여 해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실수는 반드시 반복됩니다. 인간의 인지 오류 때문에 학생의 경우 틀린 문제를 또 틀릴 확률이 70%가 넘는다고 하죠. 그렇기에 반드시 오답노트를 만드는 심정으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운영상의 실수가 생긴다면 동료와 ‘더블체크’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서 책임을 양분하게 하고 결론적으로 일에 지장이 없도록 할 수 있습니다. 저도 크고 작은 세팅 실수가 있을 때 아예 시트에 더블체크 담당자와, 체크란을 만들었습니다.


 혹은 기획 과정에서 데이터를 만지거나 분석을 할 때 논리가 허술하고 오류가 있어 지적을 받는다면 큰 미팅이나 공유하는 자리에 참석하기 전에 반드시 관련 DA나 상위 담당자와 체크하는 것을 일정으로 잡으셔야 합니다. 실수가 생기는 지점을 별도로 메모해두고 유사한 업무를 할 때 자기만의 체크 리스트를 가질 것을 추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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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가 생기면 일이 재미없어지고 일에 대한 자신감이 뚝뚝 떨어집니다. 말의 무게도 가벼워질 수 밖에 없고요. 우리 모두 ‘저 사람은 절대 실수 안 해’ 평가를 듣는 프로페셔널한 직장인이 되어봐요! 오늘 글이 도움이 되길 바라며, 여러분의 실수 알고리즘 탈출 방법이 있다면 댓글로 공유해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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