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수드 하윤 (Massoud Hayoun)
우리는 희망이 없는 곳에서 사랑을 알았다
프레스 조끼를 입은 한 남자가 하얀 플라스틱백 앞에서 울고 있었다. 카타르 알자지라 방송의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 지국장 와엘 다흐두흐다.
전쟁 초기인 지난해 10월에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집에 머물던 아내와 두 아이, 그리고 손녀까지 잃었다. 그리고 지난주에는 함께 알자지라 방송의 기자로 일하고 있던 첫째 아들까지 죽었다.
"내가 죽기 전에 도대체 몇 번을 죽어야 하는가?"
분신 같은 첫째 아들의 죽음 앞에서 와엘은 통곡했다.
3개월 안에 아내와 세 아이, 손자까지 모두 잃어버렸지만 와엘은 몇 시간 뒤에 다시 방송에 나와 가자 지구의 상황을 리포팅했다.
와엘은 보도를 하기 위해 공습 지역을 찾아다니다가 팔과 다리에 부상을 당했다. 지난 3개월동안 100명이 넘는 저널리스트들이 이스라엘 공습으로 죽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자지구에 대한 리포팅을 매일매일 계속 해나가고 있다. 사랑하는 가족은 전부 잃었지만 와엘에게 사랑하는 땅은 남아있다.
전 세계 사람들이 가자 지구의 미래에는 희망이 없다고, 해결 방법도 없다며 가자 지구의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스라엘의 허가 없이는 출입이 불가능한 가자 지구는 현지의 기자들 아니면 현재 상황을 파악하기가 불가능하다.
와엘은 개인의 슬픔은 한쪽에 꾹꾹 밀어 놓고 실시간 가자 지구의 카오스와 가자 지구 사람들의 슬픔을 전 세계의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닿을 수 있도록 매순간 최선을 다한다. 나라는 세우지 못했지만 조상님들에게 물려받은 땅을 지키기 위해서 와엘은 지금도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
외롭고 희망이 없는 시기에 누군가와의 관계 속이나 어떤 찰나에 사랑을 느낀 적이 있었나?
기대하지 않았던 아주 소소한 순간이 내 삶에 큰 의미와 희망을 가져다주었다.
불확실한 현실에서 확실한 사랑을 느꼈다.
*마수드 하윤(Massoud Hayoun)의 웹사이트: Massoud Hayo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