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준비한다는 것

<작별하지 않는다>, <If Cats Disappeared...>

by 정물루

그러니까 죽음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여성만도 아니고, 아이들만도 아니고, 특정 국가의 사람들만도 아닌, 모든 인간이 탄생과 함께 100% 경험해야 할 이벤트가 바로 죽음이라는 것도 알겠다. 끝이 있으니, 그 끝까지 가는 시간을 준비하라고는 하지만, 문제는 그 끝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생겼는지 절대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세상에 이렇게 불확실한 게 또 있을까?


그래서 그 죽음을 맞이하는 태도, 그 마음 가짐을 준비하는 자세를 갖고 살아가라고 한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주변에서 하나 건너 들려오는 죽음의 소식이 가끔씩 들려온다. 그런데도 여전히 상상이 되지 않는다. 그 상황에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조차 모르겠다. 일을 하면서, 아이들을 키우면서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는 대부분 알게 된다고 생각했는데, 이건 전혀 다르다. 주변인의 죽음을 맞이한 사람들에게 어떤 말을 건네야 할까? 위로라는 게 정말 가능하기나 한 걸까?


그 사람들에게 할 수 있는 말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한강의 소설들을 읽었다. 작가는 그 마음을, 그 상황을 하나하나 글로 적어 내려갔다. 아주 자세하고, 아주 마음 저리게. <작별하지 않는다>에서는 여러 등장인물들의 죽음을 통해 남겨진 이들과 주변 풍경을 세세하게 다시 보게 만든다. 반면, <If Cats Disappeared From The World>는 죽음을 앞둔 사람이 하루하루 자신의 삶에서 소중한 것들이 하나씩 사라지는 과정을 통해, 자신이 얼마나 많은 것들과 얽혀 살아왔는지 돌아보게 한다. 그것들은 소소하고 익숙한 것들이지만, 그 사라짐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하루하루가 새롭게 느껴진다.


워낙 병행 독서를 하는 편이라, 우연히 이 두 권을 함께 읽었는데, 생각지도 못했던 비슷한 철학을 나 혼자 찾은 기분이었다. 두 소설에서 묘사하는 분위기와 톤은 전혀 다르지만, 결국 같은 주제를 다루고 있었다. 꼭 인간의 죽음이 아니더라도, 내 주변의 것들이 소멸해 간다는 것, 그리고 존재조차 의식하지 못했던 것들의 소중함과 위대함. 삶이라는 건 결국 이 모든 것들과 얽히고 화학작용을 끊임없이 하며 보내는 시간의 연속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중 일부라도 자각하고 살아간다면, 그게 곧 더 나은 삶을 사는 방법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사람들은 사랑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사랑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고, 사랑이 가득한 인생을 살면 죽음 앞에서도 초연할 수 있다고. 하지만 정말 그럴까? 예수님의 말씀처럼 원수까지 사랑하라고 했을 때, 나는 또다시 묻게 된다. 사랑을 어떻게 해야 할까? 이렇게 중요한 것을 왜 학교에서는 가르쳐주지 않는 걸까? 사랑하는 방법을, 나는 40이 넘은 지금까지도 잘 모르겠다. 대체 언제쯤 알 수 있을까?


불확실한 죽음을 생각하면 무섭고 슬프지만은, 죽음이 있기 때문에 반대로 삶이 아름다울 수 있다. 끝이 없었다면 우리는 삶의 소중함을 알 수 없었을 거다. 내 인생이 가장 아름다울 수 있게 살고 싶다. 남들이 아름답다고 말하는 인생이 아니라, 내가 보기에 아름다운 내 인생을. 이건 또 어떻게 찾아야 할지 모르겠지만, 일단은 책을 더 읽어봐야겠다. 언젠가 내 나름의 답을 찾을 수 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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