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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똘레랑스 Jul 12. 2024

돌풍

지속 불가능한 일시적 현상

돌풍, 지속 불가능한 일시적 현상


지난 주 토요일은 ‘돌풍’ 12편 정주행에 성공했습니다. 일요일 ‘the8show’까지 합하면 주말 800분을 소비했네요. ‘돌풍’, 한국 정치의 소재들을 곳곳에 배치해서 우리에게 익숙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래도 초현실적입니다. 대통령의 최측근 2인 중 1인은 대의(?)를 근거로 대통령을 시해하고, 또 다른 1인은 죽지 않은 대통령을 다시 시해하는, 시해자 중 1인은 대통령 권한대행을 거쳐 대통령에 오르고 또 다른 시해범은 총리를 거쳐 대통령 권한대행이 되는 초현실성이 모든 것을 압도합니다. 한국정치에서 80년대 운동권 출신들의 공과를 고려해도 소수의 인물로 세상이 좌우되는 판타지는 우울합니다. 전대협 간부에서 성장한 정치인과 운동권 출신 강직한(?) 검사 출신 정치인의 대비는 매우 부분적인 현실을 반영할 뿐입니다. 감독이 매우 쉽고 느슨한 캐릭터 설정을 한 것은 아닌지, 추정입니다. 결국 악의 무리(재벌총수 일당, 전대협 노른자위, 하이에나 같은 일부 당료 출신 정치인)를 몰아내고 무엇을 얻었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적을 파괴하는 과정과 속도는 강렬한 쾌감으로 다가왔지만, 허물어진 성곽을 재건할 사람들의 이야기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국민은 시해당한 대통령을 자신의 정치적 수단으로 활용하는 정치인의 혀에 놀아나는 존재로, 협잡과 음모로 점철된 대통령 후보 경선에 그저 동원되는 존재로 존재하니 말입니다. 재미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저 제가 재미없게 해석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 뿐이지요.


#돌풍 #한국정치 #대통령 #운동권 #초현실성 #전대협 #지속불가능한일시적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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