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과 가을, 청계천을 걷는 것은 참 즐거운 여정입니다. 도심 속 개울과 산책로가 있다는 것은 고마운 일입니다. 청계천 고가 시대를 알고 있는 저에게 지금 청계천은 그야말로 천지개벽과 같은 변화지요. 도시의 슬럼을 의미하면서도 힘겨운 서민의 삶의 현장이 바로 청계천 고가 아래의 풍광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곳에 개울이 흐르고 풀이 자라고 새들이 모여들고, 해와 달을 받아들이는 공간으로 변했습니다. 또 그 자리에서 책을 읽는 사람들의 모습은 정말 좋아 보였습니다. 책을 읽는 그 앞으로 새들이 유유자적 물을 타고 노니는 모습이 한 폭의 그림 같습니다. 청계천 길 어딘가에 보이는 전태일이라는 문구는 지금의 삶이 얼마나 큰 고통과 아픔 속에서 만들어졌는지를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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