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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변 Dec 07. 2019

[어덕합덕] 본방사수 없이도 즐길 수 있는 OTT

영상 콘텐츠의 정당한 이용 방법

[문제] A는 B 배우에게 푹 빠져 있다. 마침 B 배우가 요즘 예능프로그램과 드라마에 출연하고 있는데, 현생이 발목을 잡는 바람에 본방사수를 할 형편이 안 된다. B 배우가 나오는 영상을 보기 위해 A가 선택해야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인가?


① 공테이프(?)에 녹화한다.

② 현생이고 뭐고 내 배우가 소중하므로 본방사수한다.

③ 누군가 녹화한 영상을 어둠의 경로로 다운로드한다.

④ OTT 서비스를 이용하여 마음 편히 초고화질로 즐긴다.

⑤ 수상한 팝업이 가득한 사이트에서 무료로 스트리밍 한다.



[해설] 혼자 볼 목적으로 공테이프에 방송을 녹화하면 사적 이용을 위한 복제가 되어 저작권 침해는 되지 않겠지만 굉장히 귀찮을 것이다. 1번이 가장 좋은 방법은 아니다. 덕질도 돈을 벌어야 할 수 있으므로 2번도 거리가 멀다. 어둠의 경로로 영상을 다운로드하거나 수상한 사이트에서 스트리밍을 할 경우 저작권 침해가 될 수 있으며 까딱하면 PC나 휴대폰까지 망가질 수도 있다. 3번과 5번도 틀렸다. 정답은 4번. 내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기기로, 원하는 영상을, 원하는 화질로 즐긴다. 그게 바로 OTT다.




OTTOver the top의 약자이며, 여기서 top은 TV 위에 설치하는 박스, 즉 셋톱박스(Set top box)의 top을 말한다. 셋톱박스 없이도 영상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이 바로 OTT다. 엄밀히 따지면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여 VOD 방식의 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는 모든 서비스를 OTT로 볼 수도 있지만, 셋톱박스 방송에서 시작된 단어라 그런지 드라마 등 각종 TV 프로그램이나 영화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OTT로 보고 있는 것 같다.


당장 생각나는 것만 해도 넷플릭스, 티빙, 웨이브, 왓챠플레이, 씨츄, 디즈니플러스, 쿠팡플레이 등이 있는데, 필자는 네 가지를 정기결제해서 이용하고 있다. 비슷해 보이지만 각각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어서 필요에 따라 서비스를 골라 이용하면 좋을 것 같다. 


'셜록'을 보고 싶어서 시작한 넷플릭스는 주로 영미권의 프로그램 위주로 제공했는데 최근엔 전 세계에서 제작되는 프로그램이 제공되고 있다. 시리즈물, 다큐멘터리, 영화 등 형식을 불문하고 다양하게 사들여 오리지널 콘텐츠로 서비스하는 경우도 많다. 다큐멘터리가 은근히 꿀잼이라 잘못 시작하면 며칠이 순삭되곤 한다.


지상파 연합 OTT였던 푹(POOQ)과 SKT의 옥수수가 통합되어 탄생한 웨이브는 지상파 콘텐츠가 가장 큰 무기다. 방송사마다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별도의 VOD 서비스를 비싼 가격에 이용해야 했던 과거와 달리 웨이브에서는 거의 모든 지상파 콘텐츠를 아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최근엔 HBO의 콘텐츠도 서비스되고 있고, 국내 각종 영화제의 온라인 서비스도 웨이브에서 자주 접할 수 있다.


가장 오래 이용해 온 티빙은 CJ 계열 방송국 등 다수의 종편 콘텐츠를 제공해오고 있다가, 수년 전부터 JTBC의 콘텐츠까지 제공해오고 있다. 영화 배급사로 유명한 롯데도 한때 씨츄라는 OTT를 선보이긴 했는데, 후발주자로서의 핸디캡을 결국 극복하지 못하고 서비스를 종료했다. 최근에 새로이 등장하고 있는 OTT들도 결국 콘텐츠 경쟁에서 밀리게 되면 소리 소문 없이 사라져 버릴 수 있다.




방송이나 영화와 같은 콘텐츠는 하늘에서 떨어지거나 땅에서 솟아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인력이 투입되어 오랜 시간 노력 끝에 만들어지는 창작물이다. 우리가 정당한 방법으로 비용을 지불하고 콘텐츠를 이용해야 또 새로운 콘텐츠가 제작될 수 있다. '나 하나쯤이야' 하는 생각으로 부당한 이용을 당연하게 여기다 보면, 결국 우리가 양질의 콘텐츠를 누릴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공짜로 이용할 수 있다는 생각을 버리고 창작자들의 노력에 대한 대가를 반드시 지급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면, 콘텐츠를 즐기기 위해 쓰는 돈이 절대 부담스럽지 않게 될 것이다. 나를 위한 투자라 생각하고 결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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