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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변 Sep 24. 2021

[어덕합덕] OTT 구독 공유하실 분 모집합니다!

OTT 계정 공유, 아무런 문제가 없을까?

"넷플릭스 4인팟 한 명 남았어요!"


각종 커뮤니티에 자주 보이는 글이다. OTT들이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공하니 다 보고는 싶은데, 개당 만원 가까이하는 비용을 매월 들이려니 부담이 되는 모양이다. 노래도 들어야 하니 음원 사이트에도 스트리밍 비용이 나가고 있을 텐데 쿠팡플레이, 디즈니플러스 같은 신규 서비스들도 계속 등장하고 있으니 팟을 구하고 싶을 수밖에.


"오징어 게임 전편 구해요!"가 아니라서 일단 마음에 든다. 정체불명의 사이트에서 무료로 스트리밍을 하거나 불법 다운로드를 하지는 않겠다는 나름의 의지 같달까. 그런데 과연 이렇게 여럿이 모여 하나의 계정을 사용해도 괜찮은 걸까?




이 문제는 콘텐츠 제공 플랫폼의 이용 약관을 살펴보아야 한다. 동시시청을 할 수 없게 되어 있는 이용권을 이용하는 경우라면 어느 플랫폼이든 다중 이용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이용자 한 사람이 콘텐츠를 이용하는 것을 전제로 그 가격에 제공한 것일 테니까.


하지만 동시시청을 할 수 있게 되어 있다면 플랫폼의 의사를 확인하여야 한다. 보통은 홈페이지 이용약관에 포함되어 있는데, 이용권 안내 페이지에만 나와있는 경우도 있다. 이 참에 한번 확인해보고 싶어서 몇몇 서비스의 약관을 찾아봤다.


넷플릭스(프리미엄 멤버십)

'한집에 사는 사람들만 계정을 함께 이용할 수 있습니다.'


왓챠(프리미엄 이용권)

'회원은 아이디 및 비밀번호를 관리할 책임이 있으며, 회원 본인과 본인의 가족구성원이 아닌 제3자가 사용하게 하여서는 안됩니다.'


쿠팡플레이

'복수의 프로필을 생성하여 회원의 가족 구성원에게 그 프로필을 이용할 것을 허용할 수 있습니다.'


웨이브는 아이디를 제3자가 이용하도록 하여서는 안 된다는 기본적인 약관만 있기는 하지만, FAQ 등을 통해 가족과 공유한다는 점을 전제로 동시접속 상품을 설명하고 있다.


즉, 대부분의 OTT는 가족 구성원들이 함께 사용하는 것을 인정하고 있을 뿐, 모르는 사람끼리 파티를 구성해 함께 계정을 이용하는 것을 공식적으로 허용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자유롭게 팟을 구성할 수 있도록 하면 결국 모든 콘텐츠의 가격을 n분의 1로 인하하는 것과 같게 된다. 플랫폼들이 이를 의도하고 동시 접속을 허용했을까? 아니다에 한 표.


뭐가 이렇게 복잡하냐, 공짜로 보겠다는 것도 아니고 내 돈 내고 보겠다는데 그것도 안 된다는 말이냐. 볼멘소리가 튀어나와도 이해한다. 그래서인지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단속하지는 않는 것 같다. 물론 어떤 이유로 암묵적으로 용인하고 있을 수도 있고, 가족인지 아닌지 확인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필자도 서너 가지 OTT 이용권을 매월 결제하다 보니 비용이 부담스럽기는 하다. 하지만 영화 1편 관람 가격이나 드라마·예능프로그램 1회 단건 결제 가격을 생각하면, 매월 영화 한 편만 봐도 이득이고 주 2회 방송되는 드라마 한 편만 정주행 해도 절대 손해가 아니다. 


콘텐츠의 제작, 유통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들어간다. 이들이 적절한 대가를 받아 또 다른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기를, 콘텐츠 생태계가 선순환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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