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해하지 않아도 괜찮아!
인사이드 아웃 2, 본격적인 막은 지금부터
'인사이드 아웃 2'를 봤다. '인사이드 아웃 1'은 보지 않았는데 원래 애니메이션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 탓이 컸다. 이번에도 볼까 말까 망설였지만 평이 좋았던 터라, 마침 시간도 있던 터라 밑져야 본전이지 하는 생각으로 영화를 보러 갔다.
영화를 보는 내내 다소 유치할 거란 생각은 사라지고 어느새 영화에 흠뻑 빠져들게 되었다.
기쁨이, 슬픔이 등 기존 캐릭터에 2편에는 '불안이' 캐릭터가 추가되었는데 불안이를 보며 특히 공감이 갔다. 어떤 이는 불안이가 빌런이라고 하는데 나는 전혀 그렇게 느껴지지 않았다. 불안이가 나 같고 내가 불안이 같았기 때문이다. 어떤 일이 발생할지 몰라 항상 모든 일에 대비되어야 하는, 마음 놓고 사는 삶이 뭔지 모르는.
그렇지만 마지막에 이르러 모든 감정들이 서로를 껴안을 때 눈물이 펑펑 쏟아졌다. 그 모든 게 나였다. 불안이가 특히 두드러졌을 뿐 당황이, 부럽이, 버럭이까지도. 그렇게 펑펑 울고 나니 뭔가 시원해졌다.
누군가가 아니 많은 이들이 나에게 큰 걱정 없이 사는 것 같다는 말을 많이 했다. 원하는 삶을 사는 것처럼 보인다고.
사실 남들에게 그렇게 보였다면, 남들이 느끼기에 내가 그렇다면, 그건 내 안의 불안이가 너무 많이 돌아다니고 노력해서 항상 모든 일에 대비해 왔기에 그렇게 보였을 것이다. 남들이 보지 않는 시간에 불안이가 항상 대안을 만들어 왔기 때문.
한편, 영화에서는 주인공 라일리가 사춘기를 맞이하면서 기쁨이가 서서히 자리를 양보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어른이 되어간다는 건 기쁜 순간이 적어진다는 것을 의미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건 선택하기에 달렸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나의 내면에는 불안이가 너무 열심히 일해 왔기 때문에 이제는 괜찮다고 그 정도면 충분하다고 이제 기쁨이에게 그 자리를 내어 주었으면 한다.
새로운 직장 입사를 앞두고 있는 지금도 불안이의 존재감이 크게 느껴진다. '가서 잘할 수 있을까? 잘해야 하는데' 매일 내 안의 불안이가 불쑥불쑥 올라와 존재감을 드러낸다. 그러나 이제 나는 불안이를 좀 쉬게 하고 설렘이(이건 캐릭터에 없는), 기쁨이가 좀 더 활동하기 바라며 분명 재밌을 것이라고 주문을 걸어본다.
그렇다고 해서 내 평생을 함께한 불안이가 쉽게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활동량은 좀 줄이고 기쁨이, 행복이(이것도 내가 막 지은) 에게 양보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아 노력이(계속 창조;;)... 노력이는 계속 가야지 나랑. 노력 없이 무엇인가를 이룰 수 없기 때문에.
영화는 막을 내렸지만 내 안의 인사이더 아웃들이 쉴 새 없이 요동친다. 어쩌면 지금부터 진짜 나만의 인사이드 아웃 2 가 시작되는 것이다.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 얘들아 잘해보자! in a positive w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