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하루 전이 생일이라는 것은
5월 4일이 생일이다. 어릴 때도 커서도 사람들에게 제일 많이 들은 말은 "억울했겠다"였다. 어린이날 바로 전날이니 선물을 항상 퉁쳐서 받지 않았겠냐는 뜻이다.
사실을 말하자면 나는 어릴 때도 커서도 그런 마음은 들지 않았다. 그래도 말한 사람들이 민망할까 봐 그랬노라고 대충 얼버무리곤 했다.
우리 집이 부자여서 따로 받은 것도 아니고 사실은 따로 받았는지 아닌지 생각도 잘 나지 않는다. 그러나 어릴 때 항상 소운동회를 하고 그 친구들이 우리 집으로 몰려와서 생일 파티했던 기억은 있다. 그 기억만으로도 행복하다.
너무도 많은 욕심을 가진 형제자매를 둔 탓에 어차피 선물을 2개를 받았던 들 다 뺏겨서인지 아님 원래부터 선물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는지는 모를 일이지만 생일과 어린이날 선물을 같이 받았는지 아닌지는 생각도 나지 않을뿐더러 부모님께도 물어보지도 않았다. 그게 관심사는 아니었던 모양이다. 과거에도 지금도.
오히려 생일이 다가오면 몸이 아픈 적이 꽤 있어서 나에게 생일이라 함은 조용히 무사히 지나가길 빌게 된다고나 할까. 또 하나 생일이 지나면 한 살을 더 먹기 때문에(예전에는 만 나이었지만 이제는 공식적이 된) 그다지 좋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남들은 생일주간이다 해서 생일을 기대하고 좋아하는데 그러지 않는 내가 이상한가 생각한 적도 있다.
그러나 진짜 기억나는 건 생일 때 받은 선물들(물론 귀중하고 감사하다)보다 학교 숙제로 프린터가 필요했는데 엄마한테 조심스레 말씀드리니 더 물어보지도 않고 바로 사주셨던(지금도 프린터기는 비싸지만 그 당시에는 더 비쌌던 걸로 기억) 순간, 짜증 나는 순간에 쓱 내밀던 동료의 커피 한 잔, 아무런 날도 아닌데 꽃이 예뻐서 샀다며 받았던 꽃 한 송이 등이 더 기억에 남는다.
생일이 별거 있나? 선물이 별거 있나? 누구에게 받음으로써 특별해지는 순간이 된다면, 그게 기억이 된다면 그게 생일이고 선물이지.
그러나 올해 생일은 좀 더 특별하게 다가온다. 수시로 울리는 축하메시지에 기분이 좋아지는 걸 보니. 이제야 내 생일을 좋아하게 된 걸까. 아무렴 어떠랴.
아 그러고 보니 한 가지 확실했던 것은 내 생일을 기점으로 여왕의 계절 5월이 비로소,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음을 인지했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