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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나무 Jun 06. 2023

꾸준히 하다 보면 느닷없이 이루어지는 일들이 있다.

POD로 책 발간하기 

브런치에 글을 써왔다. 어떠한 목적이 있어서라기보다는 나의 기록이자 나중을 위한 준비라고 하면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그래서 못해도 일주일에 한 번씩 뭐라도 쓰자고 목표를 삼았는데 때로는 그 시일을 넘길 때도 있었고 어떨 때는 급발진을 하면서 연달아 쓰기도 했다. 


그래도 마음속에는 늘 꾸준히 써야지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기쁘거나 슬프거나 이 모든 것들이 글의 소재가 되기에 어떤 상황을 맞이할 때면 그 상황에 따른 감정을 느끼면서 뒤이어 '오 이거 나중에 써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나 그렇듯 잘 되지 않아서 문제지만. 


어느 날 매거진을 하나 만들었다. 매거진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잘 몰랐는데 그냥 통일성을 지닌 주제로 글을 쓴다는 게 마음이 들었다. 그렇게 때로는 꾸준하게 때로는 불규칙적으로 글을 썼는데 갑자기 매거진에 30개의 글을 다 채워졌다며 책 발간이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브런치와 협약을 맺은 부크크라는 출판사를 통해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POD(Publish On Demand) 즉, 자가 출판 플랫폼으로 온라인으로 주문을 하면 책을 만들어 주는 서비스였는데 브런치와 협약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분량이 채워지면 연동이 되는 듯했다. 


신기했다. 그동안 자가 출판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항상 저장만 해두고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엄두를 못 내고 있었다. 따로 교육을 받아야 하는지 아니면 하나부터 열까지 개인이 알아봐야 하는지 막막했다. 그러나 뜻밖에도 브런치에 글을 쓰는 것만으로도 자연스럽게 출판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순서를 따라가니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물론, 책을 발간한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아니 이제부터 시작이다. 당연히 책이 팔려야 하고 지금과 같이 책이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는 시기에는 파는 것 자체가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계속해야지 생각만 하다가 항상 머뭇거렸던 구간이 있었다. 그 단계를 브런치가 넘게 해 주었다. 아마 꾸준히 그리고 부지런하게 하고 계시는 브런치 선배님들이 보면 웃을지도 모르겠다. 그건 아무것도 아니라고. 그러나 어떻게 해야 할지가 늘 고민이었던 문제가 이렇게 해결되면서 좀 더 추진력을 얻게 됐다. 그다음의 문제는 다음에 생각하면 된다. 1단계에 막 진입한 사람이 4단계나 5단계 문제를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 


상반기의 끝을 알리는 6월로 접어들었다. 1분기에는 이직을 하니 마니 개인적인 문제로 고민했었고 2분기에는 다양한 시도를 하면서 완수하기가 목표였다. 다음 3분기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한 가지 확실한 건 무엇이든 꾸준히 하다 보면 느닷없이 이루어지는 일들이 있다는 것이다.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곳에서 방법을 찾을 수 있고 그 길을 따라가다 보면 뜻밖에 지름길로 가게 될지도 모른다. 인생은 이렇듯 흥미진진하다. 예전에도 느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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