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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

by 고래씌

오늘은 나의 이야기 한토막.

언젠가 끄적여놓은 말들을 적어본다.


아주 오래 전 인연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있었다.

인연은 불장난 처럼

많은 것을 잃은 채로 끝이 났고

그후로 십여년이 지났다.

어느새 나는 그 때의 그의 나이보다도.

훨씬 많은 나이가 되었다.

뒤돌아 생각해보니.

그때 진짜 인연이라고 생각했더라면.

어린아이처럼 굴지 말았어야했다고.

아주 오랫동안 후회해왔던 기억이 난다.

언젠가 우연히 십년만에.

보았던 사진 속의 그는-

내 소중한 기억 속의 반짝반짝 빛이 나던 그가 아닌,

삼십대의 평범한 아저씨가 되어있었다.

어른이 된 나의 모습을.

가장 먼저 빨리 보여주고 싶었었는데.

좋은 기억이 되어주지 못한 것 같아서.

또.

무섭도록 빨리 시간이 흘러버렸다는 것이

슬픈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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