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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창고 Aug 08. 2019

아내 사랑 실천기|부부가 대화하는 다섯 가지 방법

아내 더 사랑하기





<우리 부부가 좋은 대화를 하기 위한 다섯 가지 방법>



아내에게 <우리 부부가 침묵하는 다섯 가지 이유 >를 보여주니 좋은 방향을 고민해줘서 고맙고 기특하다고 칭찬해주었다. 괜히 으쓱.

https://brunch.co.kr/@leichin/107

그리고 나름의 해결방안을 아내와 함께 고민해보았다. 같이 한 발을 내딛는 것 자체로도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아기가 이불에 오줌을 싸기 전까지 말이다.




우리 부부가 약속한 침묵을 막는 다섯 가지 방법은 이러했다.



첫째, 맞벌이 부부는 방전 상태일 때 침묵하게 된다. 이럴 때는 서로의 이야기를 경청해주자. 그것만으로도 위로받는 기분이 든다. 경청. 말은 쉽지만 어려운 것이다. 셀레스트 헤들리(미국 저널리스트)의 말이 떠올랐다.




눈을 보고 얘기하라든가 흥미로운 화제를 미리 생각해두라든가 고개를 끄덕이고, 웃어서 집중해서 듣고 있다는 걸 보여주라든가 방금 들은 말을 따라 말하거나 요약해 말하라던가요. 이 모든 조언은 모조리 잊어버리세요. 개똥 같은 소리니까요. 진짜 집중해서 경청한다면 경청한다는 걸 알려주는 법을 배울 필요가 없어요.
-셀레스트 헤들리 TED 강의 중




경청하는 척을 하지 말고 진심으로 들어주자. 만약 들을 기운조차 없을 정도로 지쳤다면? 자주 손을 잡아주거나 안아주는 등 신체적인 언어로 말을 대신하면 된다. 눈을 맞추는 것도 신체적인 언어라는 점을 잊고 있었다. 하루 동안 부부 사이에서 가벼운 포옹을 몇 번이나 할까? 나부터 반성 한 사발을 들이켰다.






둘째, 아기가 대화를 방해할 때 침묵하게 된다. 아마 대화를 차단하는 절반 이상의 이유일 것이다. 모처럼 아내와의 오가는 대화 눈덩이가 커지려고 하면 깜냥이는 자신의 말을 들으라며 떼를 부린다. 초등학생만 돼도 자기 세상이 있어서 부모를 귀찮아할지도 모르겠지만 4살 아기에게는 부모가 전부다. 그래서 생각한 게 찬스 카드이다. 하루 세 장의 카드를 주고 부모의 대화에 끼어들 수 있는 카드를 쓰게 하는 것이다. 하루 세 번만 쓸 수 있는 카드로 앞으로 통제해볼 생각이다.




#찬스 카드 만들기


재료: 인쇄물, 가위, 풀, 손코팅지, 찍찍이


먼저 아이가 좋아하는 캐릭터가 있는 이미지를 카드로 만들면 좋다. 찬스 카드 꾸미기도 가능하니 아이와의 좋은 활동도 된다. 이것을 하는 이유와 규칙을 충분히 설명해주어야 한다. 그 후에 엄마와 아기의 대화에서 아빠가 찬스 카드를 시범 삼아 써보자.

순서

1. 카드를 오려서 코팅한다.

2. 카드의 뒷면에 찍찍이를 붙인다.

3. 모든 카드를 붙일 A4 크기의 코팅지에 찍찍이를 붙이고 문에 고정한다.

찍찍이가 없다면 좋아하는 상자에 칼집을 카드 두께만큼 세 개 낸 뒤에 카드를 꼽아두는 것도 좋다. 사실 인쇄된 카드보다는 아이가 직접 만든 카드라면 더욱 좋다.



깜냥이가 공룡을 좋아해서 공룡카드로 파일을 만들어 보았다.(정말 간단하게 만들었다)

스마트폰을 활용한 간단한 버전도 만들었는데 이것은 다음 글에 공개할 예정.






셋째, 타이밍을 놓쳐서 침묵하게 된다. 서로 바쁘다 보면 대화의 틈을 놓치는 때가 있다. 타이밍을 놓쳐서 깜빡한 경우, 해결할 수 있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방법이 있다. 먼저, 온라인 방법은 카톡에 ‘하고 싶은 말 리스트’를 짧게 적는 것이다. (카톡에는 나와 채팅을 할 수 있다.) 연애 시절 때 자주 썼던 방법인데 잊고 못했던 말을 다시 찾아서 대화의 꼬리곰탕으로 쓸 수 있다.

다음으로 오프라인 방법은 직접 적는 것이다. 아기가 닿지 않는 높이에 작은 게시판을 두고 포스트잇(하나에 한 주제)을 붙일 수 있다. 아니면 출입문이나 냉장고에 붙이는 것도 괜찮다. 난 외출하는 문에 붙일 생각이다. 가장 자주 다니는 곳에 붙이는 게 핵심이다.






넷째, 아기 중심의 삶이라 어쩔 수가 없어서 침묵하게 된다. 사실 이 문제는 아내와 생각을 해봐도 뾰족한 대책을 찾지 못했다. 부부의 삶에서 아기가 차지하는 부분이 상당하다는 걸 다시금 깨달았다. 대화의 주제는 대부분 아기 이야기일 수밖에 없다. 다만, 하나의 습관을 만들려고 한다. 이른바 ‘하나 더 전략’이다. 아기의 이야기를 했다면 그 내용에 이어서 아내의 이야기를 더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오늘 깜냥이가 실컷 놀더니 코피를 또 쏟았어(아기 주제). 여보는 언제 코피를 제일 많이 흘렸었어?(하나 더 나아가기)” 주의할 점은 단답형 질문을 하지 말고 육하원칙이 있는 질문을 하는 것이다.

예.

나: “코피 많이 흘렸어?”

아내: “응!”

나: “코피 언제 많이 흘렸어?”

아내: “초등학교 때 꽤 흘렸는데 중학교 때부터 오히려 괜찮았어. 그런데 대학교 때..”

이야기의 흐름이 달라지므로 질문을 할 때는 항상 육하원칙 중 하나를 물으려고 한다.






다섯째, 부정적인 대화 때문에 침묵하게 된다. 현실적이거나 부정적인 이야기를 안 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이런 이야기를 문자나 카톡으로 한다면 ‘오해’를 샷 추가하게 된다. 따라서 아내와 나는 필요한 내용만 최대한 짧게 요약해서 말하기로 했다. 장황하게 설명하다 보면 상대방이 지치고 분위기도 망치기 때문이다. 그리고 보통 말싸움은 부정적인 상황보다는 상황에 대한 반응에서 일어난다.



테스트 일화를 보자. “여보, 나 여보 차 끌고 나갔는데 지금 앞에 차랑 박았어.” 아내가 이렇게 말했다면 남편은 차에 초점을 두고 해결해주고 싶어서 입이 근질거릴 것이다. 하지만 아내의 말보다는 말에 담긴 감정에 주목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감정에 주목할 때 공감할 수 있고 사랑의 대화를 이어질 수 있다. 내가 매번 로봇이라고 구박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렇게 공언하는 글을 적고 나니 후련하면서도 걱정이 앞선다. 아내가 왜 말과 행동이 다르냐며 구박할 빌미만 준 것 같다. 살살 부탁합니다;; 아내님.




이어지는 글>

1. 다 적지 못한 좋은 대화를 위한 방법들

2. 스마트폰을 활용한 찬스 카드 (간단하지만 아기가 좋아함)





사랑의 현자가 말하길 "사랑을 유지하는 건 간단합니다. 그 순간만큼은 오감五感이 그 사람을 향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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