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지할 어느 곳이여
-의자
다리가 네 개여서 좋아
뒤로 젖혀도 꿈쩍하지 않았어
왠지 줄여도 앉을 수 있을 것 같아서
다리를 하나 줄였지
다리가 세 개여서 좋아
이리저리 끌어도 잘 움직였어
왠지 줄여도 앉을 수 있을 것 같아서
다리를 하나 줄였지
다리가 두 개여서 좋아
내 다리도 힘이 된다는 걸 알았어
왠지 줄여도 앉을 수 있을 것 같아서
다리를 하나 줄였지
다리가 한 개여서 좋아
휘청거리지만 결코 무너지지 않았어
왠지 줄여도 앉을 수 있을 것 같아서
다리를 하나 줄였지
다리가 없어서 좋아
어디든 앉을 수 있고 갈 수 있어
없어서 어리게 되니
계속 놀게 됐지
#의자는 움직여야 한다. 언제라도 앉을 수 있게
#의자는 그 자리에 있어야 한다. 언제라도 찾아갈 수 있게
#마치 내리기 싫었던 어린 날의 그네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