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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창고 Nov 09. 2020

시툰|의지할 어느 곳이여

의자










의지할 어느 곳이여

-의자     





다리가 네 개여서 좋아


뒤로 젖혀도 꿈쩍하지 않았어


왠지 줄여도 앉을 수 있을 것 같아서


다리를 하나 줄였지





다리가 세 개여서 좋아


이리저리 끌어도 잘 움직였어


왠지 줄여도 앉을 수 있을 것 같아서


다리를 하나 줄였지





다리가 두 개여서 좋아


내 다리도 힘이 된다는 걸 알았어


왠지 줄여도 앉을 수 있을 것 같아서


다리를 하나 줄였지





다리가 한 개여서 좋아


휘청거리지만 결코 무너지지 않았어


왠지 줄여도 앉을 수 있을 것 같아서


다리를 하나 줄였지





다리가 없어서 좋아


어디든 앉을 수 있고 갈 수 있어


없어서 어리게 되니


계속 놀게 됐지







#의자는 움직여야 한다. 언제라도 앉을 수 있게

#의자는 그 자리에 있어야 한다. 언제라도 찾아갈 수 있게

#마치 내리기 싫었던 어린 날의 그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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