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이|상처는 슬픔을 슬픔은 상처를 잡아먹는다

시와 에세이의 어디쯤

by 반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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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주차장에서 집까지 마주하는 건 딱딱한 콘크리트뿐


짧은 연緣조차 허락하지 않는다


홀로 어디까지 오갔던가





오랜만에 온기로 버무린 소리


승강기 옆에서 청소하는 아주머니는


차가운 바닥을 몇 번이고 매만지다가


내 발소리에 놀라 자동문처럼 돌아선다


인사하려고 공기를 한 움큼 먹었다가 흘리고 말았다





잘 보이지 않는 구석으로


그녀가 간다


이곳은 다시 매정한 콘크리트뿐이다


우리는 왜 그래야 하나


상처는 슬픔을 잡아먹어서 괴롭다


슬픔은 상처를 잡아먹어서 아프다


먹었던 공기를 뱉고 싶다








승강기 앞에서 청소하시던 아주머니를 뵈었습니다.

깜짝 놀라 뒤돌아서는 모습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혹시 모를 상처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슬펐습니다.

다음번에는 그녀가 돌아선다 해도 큰소리로 인사를 하겠습니다.

차가운 콘크리트가 더는 두렵지 않습니다.

그도 뜨거워질 일만 남았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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