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마음 뚜껑

자연 그리고 사물 에세이

by 반창고
IMG_20210827_044726_814.jpg 한국인이면 누구나 우수한 한국산 마음 뚜껑 하나쯤은 갖고 있다.






자연에 틈이 없는 것은 없다.


틈은 곧 구멍과 상통하는 말이 된다.


사람 역시 자연이므로 코, 입, 눈뿐만 아니라 마음에도 크고 작은 구멍이 있다.


그 구멍에 깊게 빠질 수 있어서 마음 뚜껑이 존재한다.


마음 뚜껑은 작은 구멍들로 가득하다.


웬만한 자극은 탈 없이 마음속으로 졸졸 흘러간다.


하지만 집중호우처럼 몰아치는 자극은 토해낼 수밖에 없다.


불행히도 구멍은 변하지 않는 상수常數다.


그렇다면 내 마음을 위하는 길은 두 가지뿐이다.


졸졸 흐르도록 하늘을 통제하거나,


볶아쳐도 받아들이는 마음 뚜껑을 더 설치하거나.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실패 좋아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