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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유한잔 Sep 14. 2024

첫 만남: 펜팔로 시작된 인연

나의 첫 인연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고등학생 시절의 나는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학교와 집을 오가는 반복된 하루 속에서 특별한 일은 거의 없었다. 방과 후에는 일본어 회화에 관한 수업을 들으며 외국어에 관심을 가질 때 일본어 선생님께서 내게 추천을 해주셨었다. '외국어를 잘하고 싶으면 그 나라의 외국인 친구를 사귀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야 인터넷에 펜팔을 할 수 있는 곳이 있으니까 한번 도전해 봐'라는 제안을 해주셨다.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에 대한 호기심과 외국 문화를 접해보고 싶은 마음에 나는 방과 후 수업을 마치고 집에 가서 바로 시작하게 되었다.


몇 주 후 드디어 첫 번째 편지가 도착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편지함을 열어보니 예상과 다르게 다른 나라에서 온 친구의 편지였다. '안녕하세요. 저는 대만에서 살고 있는 여유예요 잘 부탁해요!' 간단하게 마음이 전달되는 그녀의 편지는 따뜻한 인사말로 시작되었다. 일본어 회화를 늘리고 싶은 기대는 있었지만 다른 나라의 또래 친구와 교류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자신에 대한 소개와 함께 좋아하는 음악, 취미, 그리고 최근 들었던 한국 노래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녀의 글에서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에 대한 열정과 긍정적인 에너지가 느껴졌다. 나는 답장을 쓰면서 나의 일상과 관심사를 공유했고 그녀에게 궁금한 점들을 물어보았다. 그렇게 우리의 문화교류가 시작되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우리는 서로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었다 시험 준비로 인한 스트레스, 친구들과의 소소한 다툼, 미래에 대한 불안 등 사소한 고민부터 깊은 생각까지 편지로 나누었다. 그녀의 조언과 격려는 힘든 시기에 큰 위로가 되었다. 마치 오래 알고 지낸 친구처럼 마음을 터놓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와 언어가 달라 원활한 의사소통은 어려웠지만 번역기를 사용하면서 대화를 이어갈 수 있었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그녀는 내게 안부인사와 함께 귀여운 캐릭터가 그려진 이미지를 같이 보내면서 '항상 좋은 일만 가득하고 언제나 행복한 연말 보내세요!'라는 메시지를 내게 보내주었다. 그녀의 세심한 배려에 나는 마음이 따뜻해졌고 나 또한 감사의 마음을 담아 안부인사와 함께 덕담을 적어 그녀에게 답장을 해주었다


겨울 방학 동안 우리는 더 자주 편지를 주고받았고 나중에는 스카이프를 사용해서 영상통화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서로의 웹캠의 화질이 좋지가 않아 불편함이 조금이나마 있었지만 소통하는데 문제가 없어 서로의 얼굴을 보면서 대화하니 글로 느껴지는 감정보다 좀 더 서로의 감정을 알아가는데 좋은 수단이 되어주었다.

나는 한국에서 눈 내리는 풍경 사진을 그녀에게 찍어 보내기도 하고 새해 계획에 대해 이야기하며 서로를 응원했다. 그녀와의 교류는 단순한 펜팔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되었다. 얼굴을 직접 한 번 본 적 없지만 그녀는 나에게 특별한 존재로 자리 잡았다.


서로가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바쁜 일정으로 잠시 연락이 뜸해졌다. 그러나 그녀는 연휴나 특별한 날이면 잊지 않고 내게 안부를 전해주었다. '오랜만이에요! 잘 지내고 있나요?'라는 그녀의 한 마디에 다시금 미소가 지어졌다. 우리는 그렇게 시간이 흘러도 변함없이 서로의 일상을 공유했다.


펜팔로 시작된 우리의 인연은 시간과 거리를 넘어 깊어져 갔다. 그녀의 따뜻한 마음과 진솔한 대화는 내 삶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녀를 통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되었다 앞으로 어떤 일이 기다리고 있을지 알 수 없지만 그녀와 함께라면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때는 몰랐다. 이 작은 펜팔이 내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될 줄은.. 하지만 이제는 확신한다 그녀의 온기가 내 삶을 아름답게 물들이고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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