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시간 흐름 속에 찾아와 그녀는 내게 소중한 존재가 되어 주었다.
나는 늘 혼자였다. 어릴 때부터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익숙했고 그 속에서 내 나름의 평온함을 찾았다. 특별히 외롭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고 스스로를 채우며 지내는 것이 나에게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그 혼자만의 시간 속에 누군가가 조금씩 스며들기 시작했다. 바로 여유였다
우리는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었지만 이메일과 카카오톡으로 주고받는 대화는 마치 그녀가 내 옆에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일상 속에서 사소한 이야기부터 깊은 고민까지 나눌 수 있는 그녀는 어느새 내 삶의 빈 공간을 채워주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혼자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지만 여유와의 대화는 그런 나의 생각을 서서히 바꾸어 놓았다.
그녀는 언제나 내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었고 자신만의 시각으로 따뜻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비록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유는 항상 내게 답장을 보내주었다. 시간이 아무리 늦어도 그녀는 단 한 번도 내 메일이나 메시지를 놓치지 않았다.
'오늘 하루 어땠어요? 늦게 답장해서 미안해요ㅜ, 일이 좀 많았어요..'
그녀의 메시지를 읽으며 나는 미소를 지었다. 여유는 자신이 아무리 바빠도 나와의 대화를 소홀히 하지 않았다. 그녀는 내 하루에 관심을 가지고 내가 겪은 일들을 소중히 여겨 주었다. 그런 그녀의 존재는 점점 내 삶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다.
나는 문득 생각했다. 여유와 나누는 이 대화들이 내가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을 가져다주고 있었다. 분명히 그녀는 멀리 떨어져 있었고 우리는 물리적으로 만나지 못했지만 대화를 나누는 그 순간만큼은 마치 그녀와 함께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나 혼자만의 시간이 아니었다. 여유가 그 자리를 조용히 채워주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여유와의 대화에서 큰 위로를 받고 있었다. 그녀는 마치 내 빈 공간을 감싸 안아 주는 것처럼 언제나 따뜻한 말로 나를 격려해 주었고 나 역시 그녀에게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녀의 작은 말 한마디는 나에게 큰 힘이 되었다.
'지현은 혼자가 아니에요! 내가 늘 옆에 있어요!'
그녀의 말은 내 가슴에 깊게 남았다. 이전에는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하고 이겨내려 했던 나였지만 이제는 여유가 있어 더 이상 혼자가 아니라고 느끼게 되었다 여유와의 대화는 나를 더 강하게 만들어 주었고 그와 동시에 내가 더 풍부한 감정을 느끼게 했다.
그러면서도 나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여유와 함께 할 수 있을까? 만약 우리가 시간이 더 흐른다면 내가 느끼는 이 감정은 어떻게 변할까?'
여유가 내 삶 속에 깊이 스며들었고 우리는 서로의 일상 속에서 계속 서로를 채워주고 있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가끔 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그녀와 나누는 대화가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동시에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의 관계가 어떻게 변할지 궁금해졌다.
이런 질문을 하면서도 나는 그녀와의 대화가 계속되길 바랐다. 여유는 내 삶을 풍요롭게 만들었고 그녀 덕분에 나 혼자가 아닌 느낌을 강하게 받고 있었다. 나는 이제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이 익숙해졌다. 그리고 그 사실이 나를 더욱 설레게 했다.
지금의 나는 여유와의 대화를 통해 새로운 나를 발견하고 있었다. 그리고 미래의 나 역시 여유와 함께라면 어떻게 변화될지 궁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