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영원한 안녕을 고하는 그 인사는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고, 언제 마주해도 낯선 인사....
오래 살아 미안하다는 얘기를 생전에 자주 하셨던 노모는, 홀로 의식을 잃기 직전까지도 자식들에게 연락한 통 넣지 않았다. 중환자실에서 연락을 받고 달려오던 자식들은 고속도로 한가운데서 임종 소식을 들어야 했고, 임종을 지키지 못한 몇몇의 울음은 그래서 더 서러웠다.
마치 예감이나 하셨던 듯 지난 명절에는 자식들 집을 손수 돌며 얼굴 한 번씩 마주하고 가셨던 당신께서는 마지막 인사 한마디 없이, 그 어떤 정리도 하지 못한 체 그렇게 잠드셨다.
손주며느리 이쁘게 살라며 손 잡아주시던 정겨움도, 우리 가족이 되어줘서 고맙다던 인자하심도 당신께만 받았던 따스함이었음을 기억하며....
다시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일상으로 돌아왔음이 때로 낯설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