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엔 '밥만 먹게 해주세요...'
조금 더 나이들어선 '안 아프게 해주세요...'
그리고 조금 더 나이들어선 '평범하게 살고 싶어요...'
남들에게는 소박할지 모르는 그 일상이 나에겐 두 손 모아 기도하는 꿈이었다.
그 나이에 맞는 고민들.
학창 시절엔 학업 고민을 하고, 대학교에선 진로 걱정을 하고, 회사에서는 내 미래와 밥벌이를 주요 고민으로 살고 싶었다. 길고 길었던 어두운 터널을 지나 이제야 평범한 삶을 살고 있나 싶었는데 요즘은 예기치 않았던 회사 일로 밤잠을 설치고 있다.
스트레스로 나를 견디지 못하다가도, 문득...
네가, 아프지만 않게 해달라던 네가.... 배가 불렀구나...
하는 자기반성을 하며 들끓던 마음을 다독일 때가 있다.
나의 이런 생각을 들은 누군가는 이런 말을 했더랬다. 왜 나의 우울한 인생을 당연시하냐고 말이다.
남들 하는 평범한 고민이라도 충분히 아플 수 있다고...
아파야 하는 고민이고, 그 누가 됐더라도 힘겨웠을 일이라고. 물론, 지금의 벅찬 상황을 지나가는 방법으로 어쩔 수 없이 세뇌하며 견디고 있지만, 그 위안이 나에겐 참 따스했다.
때로는 이런 상황들이, 왜 내 인생은 뭐하나 쉽게 가는 일이 없지? 하는 의문으로 풀리기도 하고
"넌 더한 일도 겪었으니까, 잘 이겨낼 거야."하는 말이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그래도 지금의 문제들을 견디기 위해서 필요한 주문은, 이 고민이 내가 그리 원하던 평범한 고민이란 세뇌인듯하다.